'다녀왔다'는 말의 무게
진짜 여행은 돌아올 때 비로소 끝이 난다.
그리고 그 완성을 알리는 한 마디가 있다.
"잘 다녀왔어."
너무도 익숙한 이 말에 나는 매번 마음을 쓸어내린다.
여행사 일을 하며 수많은 출발을 지켜봤다. 출발지는 다르지만 누구나 기대를 품고 떠난다. 설렘과 분주함, 가방 안에 꾹꾹 눌러 담은 소망들.
그러나 그 반대편엔 언제나 낮게 깔린 긴장이 있다.
길 위의 변수는 끝이 없다.
비행기가 연착되기도 하고 도로가 막히기도 하며, 누군가는 갑작스레 몸이 아프기도 한다.
특히 버스를 타고 떠나는 수학여행, 단체관광, 효도여행은 더 그러하다.
낯선 지역, 낯선 숙소, 낯선 시간.
그 모든 '낯선'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저 무사하길- 잘 도착하길- 별일 없길 바라는 수밖에.
하루가 끝날 무렵 버스마다 설치된 운행기록계의 '시동 종료' 시간들을 확인한다.
각지에서 출발한 버스들이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기록이다.
그 순간 오늘 하루도 무사히 다녀왔구나.
누구에게도 직접 듣지 못하지만
마치 "잘 다녀왔어요" 하는 인사를 들은 듯하다.
사람들은 여행에서 추억을 남기고
나는 그 추억이 '돌아옴' 위에 쌓인다는 걸 안다.
돌아오지 않았다면 그 모든 추억은 미완성이다.
그래서 나는 "잘 다녀왔다"는 말을 사랑한다.
그 짧은 인사 속에는 설렘보다 안도, 출발보다 귀환의 온기가 담겨 있다.
짐을 풀고 현관문을 닫는 그 순간 여행은 비로소 완성된다.
돌아오는 길까지가 여행이고
무사히 돌아온 그들이 있기에
나는 다음 여행을 또 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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