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담배 그렇게 안 했으면, 미쳤을 걸?

by 신포도

몇 해전부터 스키를 타자는 약속한 친구가 있었다. 친구가 이제 더 늦으면 약속을 못 지킨다고 스키를 타러 가자고 했다. 집 다용도실에 있는 스키 용품을 꺼냈는데, 용품 중 고글은 덥고 습한 계절을 여러 번 거치면서 삭아있었다. 이제 더 늦으면 스키 영영 못 탄다는 친구말이 정말로 맞다는 생각을 했다.


스키장이 있는 곳은 예전 탄광 지역이었는데 검색해 보니 그나마 집에서 가깝고 사람이 없는 편이라는 평이 있었다. 막상 가보니 스키장에 사람은 꽤 있었고 스키는 여전히 재미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타는 친구의 턴도 나의 턴도 꽤나 훌륭했었다.


야간권까지 끊기는 뭣해서 스키장을 나섰다. 가족과 함께였다면 차로 한 시간 정도 이동해서 신도시의 깔끔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겠지만, 친구 한 명인지라 시간 약속을 잡고 또 이동해서 만나고 하는 게 뭣해서 스키장에서 조금 벗어난 동네 시가지를 갔다.


30년도 더 돼 보이는 음식점과 술집들이 있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 갔는데 돼지고기 두루치기를 하는 집이었다, 주인은 화려한 화장과 30대가 입을 법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50대는 훨씬 넘어 보이는 주인아주머니였는데 환화게 웃으며 맞이해 주었다. 젊은 사람들이 여기까지 와서 밥을 먹는 건 오랜만이라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어디에서 왔냐 물었고, 요즈 스키장은 사람이 많은지 물었다.


돼지 두루치기만 시켰는데 두루치기와 족살찌개가 같이 나왔다. 족살찌개 이건 안 시켰다고 말하니 주인은 두루치기 할 때 비계랑 뼈 있는 부위 걷어낸 걸로 만든 거니까 그냥 맛있게만 먹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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