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공장

곁에 있어준다는 말의 의미

by 오분레터
좋은 어른은 크고 대단한 걸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다
- 송은이 -


어른이 되고 나서 한동안 저는 착각을 했습니다. 뭔가 대단한 일을 해야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이에요. 성공이라는 이름의 무거운 짐을 져야 하고, 누군가에게는 현명한 조언자가 되어야 하고,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제 자신이 부족해 보였고, 충분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보니,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누군가의 곁에 머물러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그때는 몰랐습니다. '지켜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요. 개입하고 싶은 마음을 참으면서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것,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으면서도 그 사람의 존재 자체를 따뜻하게 인정해 주는 것. 이건이 진정 어른의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얼마 전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줄 때의 일이 문득 떠오릅니다. 아이가 넘어질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에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잡아주고 싶었지만, 그 순간을 꾹 참고 기다려 주었습니다.

"괜찮아, 넘어져도 돼. 천천히 해도 되는 거야."

그렇게 말하며 아이들의 배움의 시간을 존중해 주었습니다. 해결책을 성급하게 제시하지 않아도, 대신 길을 걸어주지 않아도, 그저 곁에서 묵묵히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응원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너는 충분히 할 수 있어! 힘내!"라는 격려의 외침일까요?

때로는 "괜찮다"는 작은 속삭임이 더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실패했을 때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하기보다 "고생 많았어, 힘들었지?"라고 그 마음을 먼저 어루만져 주는 것. 조언보다는 마음을 헤아려 주는 그 모습이 진짜 응원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어름의 가장 특별한 능력은 다름 아닌 '관심'입니다. 관심이란 누군가를 진심으로 신경 써주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그저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힘들어할 때 곁에 머물러 주고, 작은 성취도 함께 기뻐해주는 것 말이죠. 지나치지도 않고 외면하지도 않고 포기하지도 않는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누군가에게 충분히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누군가의 좋은 어른이 되어 보십시오. 거창한 어른 말고 그냥 곁에 묵묵히 지켜봐 주는 어른 말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충분히 의미 있고 따뜻한 어른의 하루가 될 것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 물건에 손 대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