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가람
긴 무명 시간을 버텨낸 가수 황가람이 이렇게 말했다.
"수능이 끝나고 찜질방에서 자수정 붙이는 알바로 200만 원 정도를 모아 무작정 서울로 왔어요. 당시 홍대 놀이터에서 버스킹을 했거든요. 밤을 새우고 벤치에서 그냥 자곤 했어요. 그게 노숙의 시작이었죠. 겨울이라 너무 추워서 찜질방을 갔는데 당시 6천 원 정도였어요. 그런데 돈이 없었어요.
무심결에 건물 옥상에 올라갔는데 굴뚝에 연기가 나오고 따뜻한 거예요. 날이 너무 추우니까 굴뚝 밑에 박스를 깔고 잤어요. 라디에이터가 켜져 있는 화장실에서도 잤고, 그런 노숙 생활을 5개월 동안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막 40kg까지 살은 빠지고 온몸이 간지럽더라고요.
핸드폰도 다 끊기고, 진짜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소리 내며 울고 진짜 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는데, 조금만, 조금만 때문에 계속 놓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 시절 홍대 놀이터에 있을 저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너무 오래 걸릴 테니까, 한 번 만에 잘 되려고 하지 말고 너무 가치 있는 일은 빨리 되는 게 아니니까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서 있는 기분을 느낀다. 아무리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고, 마치 어둡고 긴 터널 속을 걷는 듯한 답답함에 사로잡힌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 길을 계속 가는 게 맞을까?” “애써봤자 달라지는 게 있을까?”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비록 지금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모든 노력은 조금씩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 황가람의 이야기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는 20살 때부터 무명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수많은 날을 기다리고 노력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그렇게 10년, 20년이 흘러 어느덧 40대가 되었을 때, 마침내 인생을 바꿔놓을 곡을 만나게 되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그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가수가 되었다.
그는 과거 홍대 놀이터에서 노숙하고 있을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적다. 너무 빨리 이루려 하지 말고, 묵묵히 나아가라."
어떤 일은 시간이 걸린다. 아니, 어쩌면 가치 있는 일일수록 시간이 더 걸리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배우고, 성장하고, 단단해지고 있다.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사람이라면, 실패가 반복될 때마다 낙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는 끝이 아니라 과정이다.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 언젠가 모든 것이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할 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니 너무 서두르지 말자. 한 번에 모든 것이 완벽하게 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고, 방향이 보이지 않아도 계속 걸어가는 것. 그리고 언젠가, 그 길의 끝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포기하지 않길 정말 잘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