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라
건강검진은 미룰 대상이 아니다.
50대가 되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게 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몸이 이미 천근만근이다. 어제 힘든 일도 없었는데 피곤하다. 조금만 무리해도 다음 날은 온종일 지옥처럼 힘겹다.
회사에 앉아 있는 시간은 늘어나고, 그만큼 아랫배는 불룩해진다. 젊을 때는 감기쯤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이제는 작은 몸살에도 회복이 더뎌진다. 이쯤 되면 "이제 건강 좀 챙겨야 하나?" 하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막상 건강을 챙기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평생 건강을 신경 쓰지 않았으니 방법을 모르는 게 당연하다. 운동을 해야 하나 싶다가도 "운동은 나중에 시간 생기면 하지 뭐" 하며 미룬다. 오늘도 "난 아직 괜찮잖아" 라며 스스로를 설득한다.
하지만 문제는, 괜찮은 게 아니라 아직 증상이 안 나타났을 뿐이라는 데 있다.
특히 50대는 몸속에서 ‘조용한 이상 신호’가 시작되는 시기다. 원인은 ‘노화’다. 아직 스스로 젊다고 생각하는 50대라면 거울을 보자. 손등의 피부를 자세히 봐라. 당신은 이미 늙고 있다. 그것도 상당히.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이게 현실이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은 증상 없이 조용히 진행된다가 한순간에 터진다. 더 심각한 건 사망률 1위, 암이다. 초기엔 아프지도 않고 불편함도 없다.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이제 "괜찮을 거야"라는 근거 없는 낙관은 버려야 한다. 50대에게 건강검진은 선택이 아니다. 살기 위한 필수 생존 전략이다.
50대는 몸의 변곡점이다.
2~30대엔 조금 무리해도 금방 회복됐다. 우스갯소리로 돌도 소화시켰던 시절이다. 밤을 새우고도 멀쩡히 출근했고, 새우깡에 소주 한잔을 곁들여도 속은 끄떡없었다.
하지만 50대에 접어들면 상황이 달라진다. 우리 몸의 기초 대사량이 떨어지면서 살은 쉽게 찌고, 근육과 체력은 빠르게 줄어든다.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 이 시기엔 더더욱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노화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건강검진을 통해 내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지금 당장 개선할 부분을 알아야 노화를 늦출 수 있다. 하다못해 자동차도 2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는다. 우리 몸을 그보다 더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그 어떤 비싼 차라도 내 몸보다 소중하진 않다.
건강검진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나는 괜찮아. 나중에 받으면 되지." 이런 생각이 든다면, 한 번 더 깊이 생각해보자.
당신의 건강은 더 이상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이 아프면 고생하는 건 당신 혼자가 아니다. 가족도 함께 그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병원에 다니며 시간을 쏟고, 걱정과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건 당신만이 아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프지 않은가?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가장 큰 사랑이다. 당신을 지키고, 또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건강검진은 미루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매년 종합건강검진을 받는다. 위, 대장 내시경도 2년에 한 번씩 잊지 않고 챙긴다.
대장 내시경을 받아본 사람은 안다. 전날 배고픔을 참으며 버텨야 하는 그 고통을. 대장을 깨끗이 비우기 위해 엄청난 양의 물과 약을 마셔야 하는 고통이 따라온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입에서 약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괴롭다. 귀찮고 힘들다.
그럼에도 내가 건강검진을 매년 챙기는 이유는 내 건강만을 위한 게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금 안 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된다.
필자의 장인어른은 그 흔한 건강검진을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으시다. 자식들이 아무리 권유해도 완강하게 거부하신다.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아는데, 뭐하러 병원에 가야 되노.”
(장인어른은 경상도 분이시다.)
일흔이 넘으신 장인어른의 고집은 지금까지 아무도 꺾지 못했다. 그렇기에 가족들은 늘 장인어른 걱정이다.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버티다 큰 병이 발견되면, 몸도 마음도 지갑도 한순간에 무너진다. 완치율도 현저히 낮아진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치료로 끝낼 수 있는 병도, 때를 놓치면 목숨을 위협하는 큰 병이 된다.
작은 치료비와 약간의 노력으로 막을 수 있는 병을 방치했다가, 수술비와 치료비로 몇 배를 더 치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만약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더 이상 건강검진을 권유하지는 않겠다.
다만, 남들보다 더 힘들고 짧은 노년을 보낼 확률이 높아졌다는 사실만큼은 꼭 말해주고 싶다.
50대, 건강검진은 생존 전략이다
건강검진은 ‘혹시 모르니까 받아보는 보험’이 아니다. ‘내 삶과 가족의 삶을 지키는 필수 전략’이다.
지금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고 있다면, 오히려 그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 있다. 지금이 가장 건강검진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건강검진을 받고 “아무 이상 없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며 안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다행인 일은 없다. 만약 이상이 발견되더라도 조기 치료라는 기회가 남아 있다.
오늘이 내 남은 삶에서 가장 건강한 날이다. 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 이제 핑계는 그만! 지금 당장 건강검진 예약부터 해보자.
오늘의 나를 지키는 일, 내일의 가족을 지키는 일 — 그 시작은 건강검진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하지만 건강을 지키면 모든 걸 지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