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다 다 망한다
나는 원래 돈을 밝히는 사람이 아니었다. 평범하게 회사에 다니며, 아내와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가장이었다. 매달 들어오는 월급 안에서 균형을 맞추며 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꾸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돈을 벌고 싶지?’ 지금도 부족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유 없이 불안했다. 더 벌어야 할 것 같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불안은 점점 짙어졌고, 밤잠을 설칠 정도가 되었다.
아내는 지금도 괜찮다고 했다. 우리는 부족하지 않고, 이렇게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 말이 고맙기도 하고 틀린 말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불안을 떨칠 수 없었다. ‘현실에 만족해도 될까?’라는 의심이 자꾸 마음을 갉아먹었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란 사실을 모르는 국민이 있을까? 그 사실이 가져올 암울한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그 중에 미래를 대비하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어느 날,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보았다. 해외 유튜버가 만든 한국의 미래에 대한 경고 영상이었다. 2023년 한국의 출산율은 0.72명. 세계에서 가장 낮고, 역사상 유례없는 수치였다. 이대로라면 4세대 안에 인구가 100명에서 5명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말이 이어졌다. 2060년에는 인구의 절반이 65세 이상 고령자라고 했다.
그건 단순한 수치가 아니었다. 나와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의 모습이었다. 그때 알았다. 내가 느끼던 불안은 근거 없는 감정이 아니었다. 숫자가 증명하고 있었고, 흐름은 이미 시작된 상황이었다. 노동력 부족, 연금 고갈, 내수 침체, 문화 쇠퇴…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예고된 미래다.
나는 불안을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불안은 나에게 ‘준비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준비를 시작했다. 투잡으로 쇼핑몰을 시작했고, 경매를 공부했다.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책을 읽고, 투자 공부를 했다.
작게나마 온라인에서 수익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믿었다. 하루 10분이라도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그게 나의 미래 생존 전략이었다.
요즘도 나는 불안하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되뇐다. “불안하지만, 적어도 나는 무기력하지 않다.”
아내는 여전히 말한다. “지금도 충분히 괜찮아.”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가장으로서 오늘만으로 내일을 버틸 수 없다고 생각했다.
돈은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돈은 내가 원하는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나는 돈을 쫓는 것이 아니라, 불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길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