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한순간이고 후회는, 오래 남는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밤이 깊어갈수록 점점 무거워진다. 아무렇지 않게 말했는데 그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었을까.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향해 질책이 시작된다. ‘왜 그 말을 했지?’ ‘굳이 그때 그 말을?’
후회는 어김없이 찾아오고 그 후회는 다짐으로 이어진다. 다음엔 조심하자. 말을 천천히 하자. 아니, 차라리 하지 말자. 하지만 그 다짐은 오래가지 않는다. 또다시 입은 마음보다 빨리 움직이고 실수는 반복된다. 손이 입보다 빨랐으면 좋겠다. 그래야 입을 틀어막을 수라도 있을 텐데.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마음이 흐트러지면 말도 흐트러진다. 말실수의 이유는 단순하다. 너무 많이 말하고, 모른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며, 진짜 속마음을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논어에 이런 말이 있다.
때가 아닌데 말하는 건 조급함이고, 해야 할 말을 하지 않는 건 숨김이며, 상대의 안색을 살피지 않고 말하는 건 눈뜬장님과 같다.
이 말은 윗사람을 모실 때의 경계지만 우리 일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말은 타이밍과 눈치, 그리고 마음이 어우러져야 제대로 빛난다. 그러나 나는 자주 그 타이밍을 놓치고, 눈치를 보지 못하고, 마음을 담지 못한다. 말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조바심 내고 쓸데없는 말이 쏟아진다. 결국 말실수는 스스로를 옥죄는 족쇄가 된다.
사람들은 말을 잘하는 걸 기술이라 생각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진심이 없는 말은 아무리 번지르르해도 공허하다. 마음이 말에 닿아야 상대가 듣는다. 그리고 말이 상처가 아니라 온기가 되어야 한다.
나는 아직 서툴고 어설프다. 그러나 요즘은 한 가지를 기억하려 애쓴다. 언제나 말보다 마음이 먼저일 것. 입술을 닫고 마음을 가다듬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말실수의 무게는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있다. 무심함과 조급함에서 비롯된 말은 때때로 관계를 흔들고 마음을 멀어지게 한다. 말은 다루기 어려운 무기이자 동시에 치유의 도구다. 나는 오늘도 그 무기를 조심스레 다루려 한다.
진심을 담아 천천히, 때를 기다리며 눈치를 살피며 말하자. 쉽게 내뱉지 말고 깊이 새기자. 입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되기를, 입술을 닫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