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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소년 Jan 01. 2020

그녀, 가출 60일 전

집 나가는 딸에게 아빠가 부르는 응원가 #1



그녀가 가출을 결심한 날, 나는 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와 헤어져야 하는 불가항력적 상황에 직면한 필자의 심적 변화를 예방 심리학적 관점에서 쓴 고백서이다. - 주말작가-


D-60




올 것이 왔다


           그녀가 집을 나간다.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일이 우리 가족에게 벌어지게 된것이다. '와우!' 라고 해야 하나, '아니 왜?' 라고 해야 하나. 가출 날짜는 잡혔고, 거부할 수 없는 완벽한 이유와 핀셋으로도 집어 낼 수 없는 치밀한 일정이 거부 불가 판정을 내린다. 별 수 없다. 받아들일 수밖에. 



임무 완수?


          나의 큰 그림은 원래 이런 모양이었다. 중학교 3학년 그녀는 청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KTX 오송역이 있는 오송으로 이사를 왔다. 어린 나이 부모 손길이 많이 가는 성장기, 그녀의 안전은 온전히 완벽하게 부모의 몫이었고, 부모는 별탈 없이 임무를 완수해 왔다. 부모는 자부심을 느끼며 '그녀의 행복은 영원히 우리가 지킨다'는 허언을 가슴 속에 품게 된다.



Big Picture


          고등학교는 집 근처 오송고등학교로 진학하자. 열심히 공부해 충북대학교 약학대학에 입학한 후, 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 마침 오송에는 대한민국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이 모여 있지 않은가. 일자리는 이곳에서 잡으면 되겠다. 다소 무난해 보이고 그녀의 적성과 의견은 신경 하나 안 쓴 티가 역력한 나의 '빅 픽쳐' Big Picture 가 이렇게 완성될 것으로 완벽하게 기대하고 있었다. 



독립만세!


          이대로라면, 내 큰 그림대로라면, 그녀와 함께 평~생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아니, 착각했었다. 결국 그녀는 아이러니하게도 '독립만세!'를 외쳤던 '3.1절' 집을 나가기로 했다. 이제 60일 남았다. 그때까지 나는 받아들일 준비가 될것인가?








- 주말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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