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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이란 공격과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붕괴

힘이 곧 정의’의 귀환인가?

by 평화의 바다


갑작스러운 폭격, 세계질서를 뒤흔들다

2025년 6월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이 결정은 단순한 군사행동을 넘어, 국제사회가 신봉해 온 규범 기반 국제질서에 대한 본질적 도전으로 평가받는다.


국제법적 합법성의 결여

트럼프의 공습은 명백히 유엔 헌장 제51조의 자위권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란의 공격은 임박하지 않았고, 의회나 유엔의 승인 없이 단독으로 감행되었으며, 정보기관조차 핵무기 개발 계획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예방적 자위권(preventive self-defense)이라는 명분을 빌렸지만, 국제법상 불법이며, 오히려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을 넘은 침략에 가깝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자기모순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국제규범, 법치, 다자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해 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자국 이익과 국내 정치 논리에 따라 규범을 스스로 위반할 때, 그 체제는 스스로의 정당성을 훼손하게 된다.

국제법의 존중 UN 헌장 위반
다자주의 협력 동맹·UN 협의 없이 단독 결정
민주적 절차 의회 승인 없이 개인 판단

이러한 모순은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구조적 위기를 드러낸다.


현실주의의 귀환

이번 사건은 현실주의자들의 오래된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국제사회는 무정부 상태이며, 국가는 결국 자국의 안보와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한다는 논리다. 도덕과 규범은 결국 힘에 의해 결정되는 부차적 가치라는 냉혹한 시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정학적 재편과 위험한 선례

트럼프의 공습은 다음과 같은 파급력을 낳고 있다:

이란–러시아–중국 축의 결속 강화
중동 내 친미 세력의 불안정과 반미 정서 확산
유럽 동맹국들의 미국 중심 외교에 대한 회의
국제사회에서 “무력 우선주의”의 정당화 시도 증대

이는 곧 냉전적 블록 경쟁 구조의 재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힘이 정의를 규정하는 시대인가?

이번 공격은 단지 트럼프 한 사람의 결정이 아니라,

세계 질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드러내는 신호탄이다.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지금, 그 질서의 설계자에 의해 스스로 붕괴되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현실주의적 냉혹함과 힘의 논리다.


실리외교, 자주국방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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