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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생 Dec 03. 2021

왜 12월이냐고 물으신다면

12월이니까요


 예년과 달리 날씨가 좋다. 그래서 겨울이 오는 건지도 헷갈린다. 보통 하노이의 겨울은 창밖에 도화지가 펼쳐진다. 11월 말 즈음부터는 미세먼지와 안개로 가득한 날이 이어지는데 올해는 12월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어 딱 외출하기 좋은 날씨다.(이런 흔치 않은 좋은 날씨에 사무실에 콕 박혀 있다니.. 슬프다) 이렇게 좋은 날씨가 이어지다가도 한순간에 내가 아는 하노이의 겨울이 올 테니 아직 낮에는 반팔을 입어도 되는 이 날씨를 즐기고 있다.


 지난해 가을이 시작될 때, 남는 게 하나라도 있는 서른이었으면 해서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그 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글감'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할 것 같은 브런치는 뒤로한 채 일기를 남기는 느낌의 블로그만 열심히 했다. 알지만 늘 고쳐지지 않는 나의 고질병은 시작할 때의 마음과 시작한 후의 마음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만 해도 처음에는 일주일에 하나는 발행해야지 했다가 점점 한 달에 하나, 두 달에 하나.. 하다가 결국 '쓰고 싶을 때 쓰자'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쓰고 싶어 지는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12월이 되었다.


 그래서 왜 12월이냐면, 2020년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면 2021년에는 매거진 하나 정도는 발행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더군다나 저물어가는 나의 서른하나와 31일인 12월은 <하루에 글 하나씩 발행하기> 도전하기에 딱 떨어지니까. 이런저런 이유야 어찌 됐건 부디 이 마음이 작심 삼일로 끝나지 않길. 31개의 글로 31살의 나를 기억할 수 있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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