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를 보내는 방법
지금 다니는 회사는 토요일 낮 12시까지 근무하는 곳이다. 아직 대개 베트남 회사의 근무조건은 주 6일이다. 블로그에서 노자씨로 회자되고 있는 남편도 주 6일 근무가 기준이지만, 한 주는 근무하고 한 주는 쉬는 격주 휴무 형태이다. 오늘은 노자씨는 일토(일하는 토요일)이고 나는 반일근 무라 오후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이 된다.
나는 E의 성향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집에 있는 게 갑갑하거나 힘들지는 않다.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있어야 한다. 대개는 뭔가를 하고 있긴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선택해야 할 때 치킨 반반메뉴처럼 시간도 같은 시간을 반반 나눠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르미온느가 가졌던 시간을 돌리는 시계 같은 걸 가지면 친구랑 점심도 먹고, 집안일도 하고 책도 읽고 글도 쓸 수 있지 않을까.
TV를 볼 때 핸드폰으로 다른 걸 하는 행동이 뇌에 좋지 않다고 한다. 한 번에 하나만 하는 것이 좋다는 건데 왜 선택지는 대부분 두 개이고, 그 두 개를 다 하고 싶은 걸까. 이 글을 쓰면서 오늘 오후를 어떻게 보낼지 정리가 되었다. 이미 저녁식사 약속이 있고, 지난 토요일에 약속을 3개 잡아서 바쁘게 보냈으니 오늘은 조용히 집에서 집안 정리 및 앞으로 써나갈 27개의 글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계획을 해도 느낌에 따라 계획을 바꾸는 나라서 또 오후에 카페로 나가거나 친구를 만날지도 모르지만 우선 지금의 나는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오늘 저녁 술자리에서 과음하지 않기를 7시간 후의 나에게 부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