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꾸준히 오르는 교통비
동남아 여행을 가면 흔히 사용하는 그랩 어플. 베트남 살이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어플이다. 그래서 봉쇄를 시작하면 그랩 카부터 사라진다. 교통수단부터 막아버리는 셈이다.
그래도 2020년 첫 봉쇄 때는 그랩 바이크는 운영했었는데 올해 봉쇄 때는 그랩 카/바이크 모두 중단시켰었다. 봉쇄가 풀리고 나서 그랩 카가 다시 등장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우버가 베트남에서 서비스를 하던 시절에는 그랩이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 유치에 힘썼다고 하는데 나는 이미 우버가 사라진 후에 와서 그랩만 사용하고 있다.
Be라는 어플도 있고 다른 어플도 몇 있지만 인터페이스나 등록된 차량이 아직 그랩을 따라가기는 어려운 듯하다. 그래서 봉쇄기간 그 많던 그랩 운전사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기도 했다.
우선 그랩의 가격정책은 일정 거리까지는 기본요금이 있다. 거리에 따라 요금이 올라가기는 하는데 수요가 많은 시간대는 거리요금 외에도 추가금액이 붙는다. 어떤 비율로 요금이 결정되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평상시에 5만동(2500원) 정도 나오는 거리가 출퇴근 시간에는 65000동~7만동 정도 나오기도 한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 비가 오면 요금이 조금 더 오른다고 봐야 한다.
미리 결제 가능한 카드 정보를 등록해둬서 별생각 없이 타고 다니는 그랩인데, 생각해보면 요금이 참 많이 올랐다. 2018년에는 2km 정도 거리면 기본요금이 18000동(900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29000동(1500원) 정도 한다.
한 번에 훅 상승한 건 아니지만 18000동 20000동 25000동 27000동 하더니 올해에만 또 올라서 29000동이 되었다.
기본요금만 오른 게 아니라 예전에는 프로모션 코드를 엄청 뿌려서 6-7만 동 나오는 요금도 쿠폰 적용하면 4-5만 동으로 할인이 되었는데, 요즘은 사용 가능한 쿠폰이 거의 없다. 탑승할 때마다 1% 정도 적립되는 포인트를 모으고 모아야 쿠폰을 살 수 있다.
18000동이던 시절 대비 기본요금이 60% 정도 상승했다. 한번 인상할 때마다 10%씩 인상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경제성장률을 생각해봐도 교통비가 많이 올랐다.
베트남 국민의 주 교통수단은 오토바이다. 노선이 세밀하게 편성되지 않은 버스나 지상철(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이 더 보급되려면 앞으로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집 앞까지 바로 도착 가능한 교통수단을 버리고 정류장에 가고 역에 가야 하는 것에 적응되려면 강력한 법적 제재가 있지 않는 한 어려울 것 같다.
모쪼록 내년에는 코로나로 얼어붙은 전 세계가 풀려서 그랩도 서비스 요금 상승 속도를 낮추어 교통비가 많이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