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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생 Dec 15. 2021

하노이가 인도보다 미세먼지가 많다고요?!

창밖에 펼쳐지는 도화지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곳으로 유명한 인도, 그리고 가끔 인도보다 그 수치가 높게 나오는 곳이 바로 하노이다. 오늘 아침 일어나 바라본 창밖은 그저 뿌옇게 안개인 듯 안개 아닌 미세먼지로 가득했다.


아침에 내다본 창밖




 처음 맞이했던 하노이의 겨울은 여러모로 충격이었는데,  번째로는 추운 것이었고  번째로는 해가  나지 않는 다는것이었고  번째로는 창밖이 도화지처럼 새하얘지는 것이 안개가 아닌 미세먼지라는 것이다.


 지금 사는 집은 하노이에서 세 번째 집인데 예전에 살았던 곳들에 비해 저층이다. 첫 번째 집은 26층, 두 번째 집은 29층이었다. 벌레나 소음을 피해 고층으로 올라갔더니 겨울만 되면 창밖이 새하얗게 변해서 도화지가 펼쳐졌다. 지금은 층수가 낮아져서 그런지 도화지는 아니고 인근의 건물들이 미세먼지에 가려져 흐리게 보이는 정도다. 어쨌든 공기질이 안 좋은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매년 황사니 미세먼지니 중국에서 출발하는 오염물질들이 기관지를 괴롭혔는데 어찌 거주지를 옮겨도 중국에서 오는 공해를 피할 수 없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호찌민으로 갔어야 했나. 아니, 동남아를 벗어났어야 했나. 그래도 개나리나 벚꽃도 없고 단풍도 없는 이곳에서 창밖이 도화지냐 아니냐를 보면 계절이 바뀌고 있는 걸 느낄 수 있다. 더워지는 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기 전까진 잘 모르지만 미세먼지는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2021.12.15 공기질 최악의도시 2위

 


처음에 안개인 줄로만 알다가 미세먼지인 것을 알았을 때는 충격이 컸다. 그저 호수가 많은 도시라 습해서 습한 겨울이라 안개가 이렇게 끼나 보다 했지 이 모든 게 미세먼지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매일 미세먼지 수치도 체크하고, 공기청정기도 열심히 켜고 도라지청도 마시고 이것저것 신경을 썼다.




매우 높은 수치


 

그러나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이런 겨울을 몇 번 겪고 나니, 암만 애를 써도 매년 미세먼지는 돌아올 테고 수치가 높을 때마다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니 어느 순간 체념 아닌 체념을 하게 되었다. 숫자로 확인하던 미세먼지 수치는 굳이 확인하면 화만 날 테니 어플을 확인하지 않게 되었고, 창밖에 건물이 얼마나 흐리게 보이느냐로 판단하게 되었다. 공기청정기도 낮에는 주로 집에 없으니 자는 동안만 가동한다. 다만 물은 자주 마신다. 정말 심하게 뿌옇다! 싶은 날은 밖에 나갈 일을 최소화하고 걷는 활동을 줄인다.


 미세먼지도 미세먼지지만 하노이 겨울은 특히 해가 많이 안 나서 더 흐리고 더 뿌예보인다. 아무래도 해가 미세먼지에 가려서 그런 게 아닐까.. 그래서 하노이의 겨울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면 특히 우울해지기 쉽다. 아무쪼록 올해는 하노이가 인도를 넘어서는 날이 손에 꼽는 겨울을 나기를 바라본다. 아무래도 힘들겠지. 그렇다면 감기 안 걸리고 코로나 안 걸리고 이번에도 그냥 무사한 겨울나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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