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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생 Dec 16. 2021

ENFP로 살아가는 세상

돌아보니 한결같았다


 

 2022년에는 공부를 해볼까 했었다(과거형 주의). 속세와의 연을 끊고 1년 정도 투자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했었다(과거형 주의 2). 결론은 다른 쪽으로 일자리가 생겨서 당장 내년부터 시작하려고 했던 도전은 조금 미루어질 것 같다. 취업을 하게 돼서 인생 방향이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다.


 이 글을 쓰기 전에 혹시나 해서 mbti검사를 다시 해보았다. 그때그때 조금씩 다르기도 해서 해봤는데 어쩜 칼같이 ENFP-A라고 나오는지. 한결같다.


 

 mbti를 얘기하는 이유는 이번 취업서류를 제출하면서 살펴본 내 이력서에 적힌 경력을 A에게 보여줬더니 나온 반응이 웃겨서다.


 어쩌다 보니 가방끈이 조금 길어져서 대학원생 때 참여했던 연구과제가 있다. 그것도 경력으로 친다길래 이력서에 적으면서 참여연구원이라고 썼는데, 그 부분을 본 A가 카카오톡에 엄청난 ㅋㅋㅋ을 보내며 하는 말 '네가 연구원이라고?! 진짜 안 어울린다'.


 그리고 B와의 대화에서도 내가 마음잡고 공부해볼까 했었는데 일하게 되었다고 하니 '네가 공부하려면 사람부터 끊어야 해'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웃으며 나 같은 사람이 도서관 가면 옆자리 앉는 사람이랑 같이 밥 먹고 올 거라고 말했다.


 생각해보니 실제로 그랬던 적이 있다. 때는 두 번째 수능을 준비하던 시절, C와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었다. 평소에도 주위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금세 주변에 어떤 분들이 수능을 공부하고 어떤 분들이 임용고시를 준비하는지 알 수 있었다.


 타깃(?)은 같은 수험생이었던 학생 D. 어느 날 결국 도서관 식당에서 말을 걸고야 말았다. 그리고 수능을 앞두고 친해져서 서로 응원해주고 수능이 끝나고 만나서 놀기도 했다.


 그때만 그랬던 건 아니고 종종 그런 경우가 있었다. 아니 많았다. 한창 하노이가 봉쇄되어 어디 못 다닐 때 친해진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이웃 E가 있다. E와의 첫 만남도 그랬다. 동네에 있는 스타벅스 맞은편 자리에 앉은 E에게 내가 말을 걸었고 한국에서 살던 도시도 근처라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나와 비슷한 성향인 친구 C가 말하길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공부 체질은 아니라고 한다. 사실 나도 내가 모든 외부 활동을 줄이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타고난 성향이 밖으로 나다니는데 이걸 가두는 것이 쉽지 않겠지. 아아, 정말로 취업이 돼도 안돼도 어려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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