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다 보면
도쿄역 지하상가의 분주함을
뒤로하고,
근처를 조금 더 돌아보기로 했다.
사실 그냥,
조금 더 걷고 싶었던 걸지도
그러다,
우연히 발길이 닿은 곳
'포켓몬 센터 도쿄 DX & Pokémon Cafe'
건물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포켓몬의 성지처럼 느껴졌다.
1층부터 늘어선 포켓몬들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붙들고 있었던 것이 이유일지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화려한 매장들 사이를 지나자,
익숙한 이름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고,
‘Pokémon Center TOKYO DX’
그제야 내가 제대로 된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실감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포켓몬스터 신작 ZA 에디션
에디션이라는 수식어가 주는
묘한 설렘으로
괜히 더 들여다보고 싶었지만,
무엇이 다른지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밀려드는 인파에 떠밀리듯 지나쳐야 했다.
공간은 생각보다 좁았고,
사람은 그보다 더 많았고
그 사이에서
내 감정은
어딘가 또렷해지지 못한 채
흘러가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흐름의 끝에는
잠만보와 피카츄, 그리고 뮤가
약속이라도 한 듯 포토존을 지키고 있었다.
줄을 서서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 틈에
슬쩍 몸을 섞어 보았고,
포토존 앞에 서니
왠지 모를 어색함이 앞섰던 건,
나만의 기분이었을지도
그럼에도 결국,
사진 한 장은 남겼다.
사진을 찍는 순간은 짧았고,
그 이후는
다시 사람들 흐름 속으로
자연스럽게 밀려 들어갔다.
잠시 멈췄다,
사람들 흐름에 다시 밀려났고
지나치게 분주했던 공기 탓이었을까
어떤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많은 것들을 빠르게 훑고 밖으로 나왔다.
나에게 이곳은,
한 번의 경험이면 충분했던
짧은 기록이었던 것 같다.
by. 5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