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점의 고기를 입에 넣은 순간 와규 와구

천천히 걷다 보면

by 호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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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걷고,

또 걷다 보니


웃음이 가볍게 남아 있던

시간의 끝자락에서,

배고픔이 살며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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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기 전,


먹는 것만큼은 결코 아끼지 말자던

우리의 다짐이

문득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래서였을까


우리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와규를 먹으러 가자는 말을

동시에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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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UP



어디로 향할지

찰나의 망설임이 스치던 사이


신주쿠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무심코 지나쳤던 고기집 하나가

희미하게

기억 속에서 떠올랐다


그 순간부터


우리의 나침반은 이미

그곳을 향해 기울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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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자꾸만

작게, 또 분명하게 신호를 보냈고


오래 길을 내어준 발끝도

이제는 쉬어가고 싶다는 듯


무거운 리듬으로 반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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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건

생각보다 자연스러웠고


우리는 망설임 없이

고기를 주문했다.


불판 위에서 고기가

느릿하게 익어가는 동안,


그 짧은 기다림마저

아득하게 늘어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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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젓가락 끝에 걸린

첫 점의 고기를

입안으로 조심스레 밀어 넣던 순간,


말은 일제히 멎었고

눈빛만이

서로를 조용히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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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이

어디를 향해 흘러왔는지,


조금은 선명하게

알 것 같았던 순간.


불 위에서 익어가던 고기처럼,


우리의 하루 역시

가장 알맞은 온도로

조용히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by. 5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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