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다 보면
점점,
여행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2박 3일의 짧은 여정,
그중에서도 가장 짙은 농도를 가진
둘째 날의 마지막 저녁
이미 어느 정도
여행이 마무리되어 가는 시간.
밀려오는 아쉬움을
잠시 뒤로 한 채,
다음 일정을 핑계 삼아
고기로 배를 채운 뒤
신주쿠의 밤거리로 나섰다.
어둠은
깊어져 있었고,
반짝이는 조명 아래
술집과 사람들 사이를
오가는 움직임들
각자의 밤이
제각각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풍경
국내였다면
무심코 스쳐 지나쳤을
평범한 밤거리였을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서는
우리는 또다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걷고 또 걸었다.
시간 감각도
흐려진 채,
그렇게 얼마나 헤맸을까
걸음이 지쳐갈 무렵,
우연히 발길이 닿게 된
어느 현지 로컬 술집.
안쪽에는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사람들
가볍게 웃고,
편하게 떠드는 분위기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한
곱창 전골과 피자,
그리고 달콤한 사와 한 잔.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나조차 두 잔까지는
무리 없이 들이켰을 만큼
달게 올라오는 맛
소란스러운 대화 소리조차
도시의 배경음악처럼 들려오던 찰나,
우리는
도쿄의 밤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있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내일의 비행을 위해
우리는 아쉬움을 남겨둔 채
숙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남은 웃음과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은
차분한 밤공기에 뒤섞인 채
by. 5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