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다 보면
우리는 첫날,
아사쿠사에 잡아둔 숙소에
짐을 내려두자마자
곧장 식당을 찾아 나섰다.
이른 아침,
인천공항에서 먹은 샌드위치 두 조각이
그날의 처음이자
마지막 끼니였던 탓일까,
멀리까지 걸어갈 생각은
좀처럼 들지 않았다.
문득,
숙소로 향하던 길에
눈여겨봤던 라멘집이 떠올랐고,
우리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친구는 매콤한 라멘과
아사히 생맥주를 주문했고,
나는 얇은 면의 차슈 라멘과
미지근한 온도의 콜라를 받았는데,
그 순간,
바로 후회했던 내 자신
그때 왜,
생맥주를 고르지 않았을까
라멘이 나오고 나서부터는
말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젓가락질만 이어지던 시간.
배고픔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순간에
더 집중하고 있었던 걸까
우리의 그릇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비어갔다.
by. 5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