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30일 글쓰기 챌린지 Day 11 커리어

by 꿈꾸는오월

어느덧 7년 차 직장인이 되었다.

입사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시간은 가득히 채워져 6년이 흘렀다.

지난 6년의 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했을까, 또 얼마만큼 성장해 왔을까. 떠올려보니 그동안 4명의 상사를 거쳐왔고, 업무 전환도 한 번 있었다.


나는 소위 말하는 ‘일잘러’가 되고 싶었다.

하루의 절반 가량의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일이 주는 기쁨보다 슬픔이 더 크다면, 내 삶도 행복할 것 같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사회초년생의 패기와 열정, 거기에 인정욕구까지. 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나의 커리어를 위한 시간과 노력


일을 잘하려면 어떤 것이 더 필요한지, 내가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리스트를 작성해보곤 했다. 초반에는 소위 말하는 스펙과 같은 ‘하드 스킬’에 포커스를 맞췄던 것 같다. 자격증, 숫자로 나오는 스펙들, 혹은 무엇을 ‘할 줄 안다’는 것이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스펙을 많이 쌓는 것이 곧 능력 있는 사람이고,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 혼자 열심히 해도 그럭저럭 되었던 초년생을 지나, 업무가 점점 많아지고, 범위도 넓어지면서 일이란 결국 혼자 하는 것이 아님을 절실히 깨달았다.


혼자 하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좋아하는 드라마 미생에서도 그런 대사가 있었다. ‘회사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고.’

정말, 혼자 하는 일, 그렇게 되는 일이란 단 하나도 없었다. 사람들과 같이 하는 일이다. 개인의 능력, 스펙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취업 전쟁에서의 스펙은 꽤나 쓸모 있는 무기였지만, 입사 후 회사란 달랐다. 일을 혼자서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그것이 진짜 ‘잘한다’라는 것도 의문이지만),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은 아닐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일을 하면서, 하드 스킬보다는 소프트 스킬이 더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다. 숫자로 된 스펙을 쌓는 것도 의미 있지만, 사람과 함께 하는 일이니까.


어느 순간 나는 일을 잘하는 사람보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업무가 주어졌을 때, 이 사람과 함께 결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 결국은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조직에서 반짝이는 소수의 엘리트가 있지만, 그보다 일을 이끌어 가는 것은 다수의 노력이 합쳐져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이란 것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어찌할 수 없는 외부의 요인으로 안 풀리기도 하고, 혹은 매번 같은 일을 하는데도 성과가 나기도 했다. 어떤 팀, 비즈니스에 있는지에 따라서도 고과가 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맡은 일을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우선 과제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그런 알 수 없는 결과여도 같이 함께하는 동료가 있을 때, 직장생활이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방향이 달라지자, 커리어를 위한 시간과 노력 또한 달라졌다.

업무와 일에서 어떤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단순히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됐다.

그동안 쌓아온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협업하는 능력, 커뮤니케이션 방법, 그리고 팀워크를 위해 해온 일들. 숫자로 평가하고 결과로 판단하는 사회에서 소프트 스킬이라고 불리는 정성적인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란 것도 동의한다. 그래도,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만드는 경쟁력은 어쩌면 그런 한끝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직장인의 비애일 수도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업무와 일들은 다른 사람으로 언제든지 대체 가능하다. 당장 내가 오늘 회사를 그만둬도, 내 자리를 채울 누군가는 바로 나타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펙보다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또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인지를 만드는 것은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될 수 있도록 나의 시간과 노력을 쌓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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