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글쓰기 챌린지 Day 21 사랑
남자는 관심 없는 여자에게 돈과 시간을 쓰지 않는다는, 오래된 연애 격언(?)이 있다.
이 말은 때로 서로의 관심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고, 밀고 당기는 전략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어느 정도 공감한다. 시간과 자원을 쓴다는 것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정성을 필요로 하고, 또 마음을 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내가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것들이 아니라면 쉽게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가 어떤 대상을 사랑하는 방식
가만히 생각해 봤다.
나는 무엇을, 또 어떻게 사랑할까. 연애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시간과 자원을, 그리고 에너지와 감정을 쓴다.
결국 내가 쓰는 시간과 공간, 감정이 곧 나를 만드는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어디에 관심을 두는지를 알고 싶다면 하루의 시간을 들여다보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이건 내가 밀린 일기를 쓸 때, 기억을 떠올리는 방법으로도 쓰는 것인데, ‘영수증’을 확인하는 것이다.
영수증을 보면, 내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떠올리기가 쉽다. 나의 하루 패턴과 동선이 타임스탬프처럼 찍혀있는 영수증. 어디를 갔는지, 무엇을 했는지, 어떤 것을 먹거나 마셨는지 기록이 되어있다. 영수증을 보고 있노라면 나의 일상과 취향을 들킨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지난봄에는, 벚꽃이 흩날리던 창가가 있는 카페의 영수증이 많았다.
평일 3-4시, 특히 일주일의 중간인 수요일이면 달달한 커피를 마셨던 기록들도.
주말 저녁이면 동네를 벗어난 곳에서 주로 외식을 했던 내가 보인다.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들도, 영수증에 숫자로 남아있다.
지난달과 다른 패턴이 보이기도 하고, 작년에 없던 소비 내역도 불쑥 나타나기도 한다. 분명 내게 작년과 다른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렇게 요일마다, 계절마다 다른 내 소비 패턴들을 보면, 그 안에 내가 보인다.
자주 찾던 공간, 즐겨 마시던 커피, 함께 했던 사람들. 조금씩은 다르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흐름이 있다. 숫자 너머로 나라는 사람이 보인다. 언제 어디서 어떤 마음과 감정으로 그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지, 무엇을 사랑하고 있었는지.
다음 달의, 내년의, 그리고 몇 년 후의 나는 어떤 것에 얼마 나의 시간과 자원을 들여 사랑하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