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만화

30일 글쓰기 챌린지 Day 23 노래

by 꿈꾸는오월

한 낮 최고기온 30도.

벌써 한여름의 가운데에 와 있는 것 같다. 계절은 변해가고, 나는 어느새 서른 중반으로 달려가고 있다.


정말이지, 시간이 달려가는 느낌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또 일을 시작하면서 한 달, 분기, 1년의 시간들은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지 참 빨리도 돌아왔다.



나이에 관해 들은 우스갯소리가 있다.

나이 뒷자리 숫자의 받침에 따라 초반, 중반, 후반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뒷자리 숫자가 없는 서른, 서른 하나, 둘이면 초반. 숫자에 시옷 받침이 들어가는 셋부터 다섯까지는 중반, 그 뒤로는 후반.


온갖 나이들을 다 가져와도 초반에 걸칠 수 없는 중반이 되었다. 30대 중반이 되니, 2030 이란 단어로 묶이기 민망할 정도로 ‘2030 세대’라는 말이 왠지 내게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청춘과는 이미 멀어져 버린 건 아닐까.


나는 청춘인가?

청춘은 지났을까, 지나가고 있는 중일까, 혹은 이미 지나간 걸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부터 청춘이 아님을 방증하는 것일 테다.


30대가 되고 어느새 각자의 삶의 궤도가 서서히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직장에서 승진을 하기도, 또 누군가는 퇴사와 새로운 도전을 택하기도 한다. 친구 중 여럿은 결혼을 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고 있다.


달라진 궤도에서 친구들은 저마다의 은하를 만들어 가는데, 나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위성처럼 느껴진다.

여전히 나를 먹여 살리는 일과 진로에 대한 고민들, 그리고 다가올 시간과 나이에 대한 두려움까지도 여전하다.

30대가 되면 좀 더 단단해져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인생을 큰 고민 없이 살아가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나는 취업, 결혼, 승진과 같은 사회적 알람에도 깜짝깜짝 놀라며 또 다른 고민들에 빠져있다.

예전 같지 않은 체력도, 어쩌면 나에게 청춘은 무리일지 모른다는 말을 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요즘 즐겨 듣는 노래


그러다, 뒤늦게 이무진의 ‘청춘만화’를 만났다.

"우린 멋진 나이"라는 시작부터 가사에 빠져 들었다.

청춘만화.png


나는 지금 청춘인가? 한 번의 삶에서 나는 지금 청춘의 가운데 있는 걸까? 내가 생각했던 나의 30대는 지금의 모습이었을까. 복잡한 질문들 앞에 노래가 조용히 대답을 들려주는 것 같았다.


처음 들었을 땐, 난 내 청춘의 끝까지 나를 던져본 적도 없는 것 같고, 비행을 매번 망설였던 것만 같았다. 늘 고민하고, 머뭇거리기도 하고, 주저했던 모습만 떠올렸다.


하지만 다시 들으니, 어쩌면 나는 지금 청춘이라는 여정의 과정 속에 있어 아직 끝을 보지 못한 것이고, 망설 설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롭고 씁쓸한 순간에도 비행하려 애썼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실패와 성공이 뒤섞인 공중 곡예 같은 날갯짓들이.


노래의 후반부, 시간은 흘러서 이건 명장면이 될 것이라는 가사가 참 위로가 됐다. 조금 씁쓸할 수도 있다는, 아련하지만 그래서 찬란하다는 그 말도.


이 노래를 들으면 나도 청춘의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는 느낌이다. 지금보다 환하게 빛날 거라는, 아직 서막일 뿐이라는 생각에, 끝없는 초원을 달리고 있는 듯해 마음이 벅차오르기도 한다.

이 세상 제일 높은 곳을 향해 뛰어오를 수 있을 것 같은, 뛰어오를 수 있을 것만 같은.


가끔 달릴 때 들으면, 도파민이 배로 솟구치는 느낌이 든다.

단, 오버페이스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