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가 음표가 될 때

30일 글쓰기 챌린지 Day 25 쉼

by 꿈꾸는오월

쉼이란 무엇일까.

아니, 지금의 나는 정말 잘 쉬고 있는 걸까?


내가 쉼을 느끼는 순간


‘쉼’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자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여행이었다.

일상의 부재, 현실을 잠시 잊게 만드는 낯선 시공간.
하지만 매일을 여행할 수는 없다. 그리고 매일이 여행이라면, 그 또한 결국 일상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쉼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일상 속에서 나는 어떻게 쉬고 있을까. 나의 휴식 시간을 조용히 되짚어본다.

휴대폰을 보며 뒹굴거리기. 하지만 그것은 진짜 쉼이 아니라고 한다. 끊임없이 시청각 자극을 받는다는 점에서, 뇌는 전혀 쉬지 못한다는데.

그 외의 것들을 생각해 본다.

아침 햇살 아래 걷는 산책, 커피 한 잔의 여유, 혹은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

머릿속에는 생각들이 무질서하게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문득, '생각이 많은 것도 쉼일 수 있을까?'라는 또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예전의 나는 쉬는 것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쉴 때조차 머릿속으로 할 일을 정리하고, 다음 계획을 세우곤 했다. 해야 할 일들은 늘 밀려왔고, 아무리 쳐내도 매일 새로운 과제가 생겨났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들’에 끌려다니다가, 어느 순간 깨달았다.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 쉼이 필요하다는 것을.


쉼이란, 결국 주체적인 행위였다. 내가 선택한, 나에게 주는 여유의 시간. 스스로 주는 짧은 쉼이 나를 해방시켜 주고, 자율성을 되돌려주었던 것이다. 쉬고 나면, 안 보이던 것들도 보이기 시작하고, 또 새로운 영감과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잘' 쉰다는 것도 따로 없었다. 각자, 혹은 그날그날의 쉼의 형태도, 방법도 달랐다.

어제의 쉼과 오늘의 쉼이 다를 때도 많았다. 때마다 다른 쉼표들은 모여서 음표가 되고, 나의 '쉼'을 연주했다.

그 속에서 느낀 것은, 주도성과 자율성은 꽉 찬 색색의 시간들보다 비워낸 여백에서 온다는 것.

요즘은 그런 여유가 좋다. 일부러 쉼을 찾아가곤 한다.


오늘의 쉼표는, 새로운 카페에서 커피 한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