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글쓰기 챌린지 Day 29 도전
“지원자님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과 어려움은 무엇이었습니까?”
내가 취준생이었을 때, 면접이나 자기소개서에서 단골처럼 등장했던 질문이었다.
그때의 내가 어떻게 대답했었는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다. 기억이 도통 나지 않는 것을 보니, 그 질문 앞에 나를 꾸며내기 바빴었던 것 같다. 무언가 '있어 보이는' 대답으로.
도전.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뛰어야 할 것만 같은 이 추상적인 단어 앞에, 매번 내 인생을 재미없게 살아왔던 것 같아 주눅이 들었다.
남들에게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무미건조한 삶 같아서. 내 인생은 다른 사람처럼 대단하지 않은 것 같았고, 내 ‘도전’이라 부를 만한 일들은 어디 내세울 만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창업했던 사람, 히말라야를 정복했던 사람, 이름 있는 사람의 자녀로서 자리를 잡은 사람들 사이에서 내 도전은 너무 소소해 보였다.
그때 내게 도전이란 기준은 없지만, 대단해야만 할 것 같은 무언가였다.
실패라는 수식은 어색한, '성공'한 결과가 있는 경험들. 그런 것만이 진정한 ‘도전’ 같았다.
시간의 나이테가 쌓여가면서, 무언가 새로운 ‘시도’ 그 자체가 도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도전이란 것은 성공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란 것을.
어쩌면 그냥 일상도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느껴졌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일들. 오늘도 해야 할 나의 일들을 해내는 것, 혹은 못해내더라도.
시도해 본 것 자체가 도전인 것이다.
무거운 도전을 가벼운 시도로 치환하자, 나의 시도들, 크고 작은 실패들이 무수히 쌓여가기 시작했다. 호기롭게 시작했던 것들도 아직 '있어 보이는' 성과가 없는 것들이 수두룩하다.
그래도 괜찮았다. 시
가벼워지니 움직이기에 훨씬 수월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도전이 두려운 것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고 싶은 것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다. 그래도 글을 쓰고 있다.
브런치는 작년 10월 말에 시작했지만, 시작하고도 무거운 마음에 꽤 오랫동안 쉬었다. 너무 완벽하게 써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한참 부족했던 나의 글이 글쓰기를 무겁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손을 놓았던 게 맞다.
그런데 어느 날, 브런치에서 알림이 왔다. 누군가 휴점 중인 내 브런치에 방문해서 글에 라이킷을 해주었다.
갑자기, 개점휴업 상태였는데 뭐 어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다시 조금씩 시작하기로 했다.
그냥 가벼운 시도로 모래주머니를 덜어냈더니, 부족해도 쓰는 것이 조금씩 즐거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써보자고 마음먹은 후에.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닿고,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가 내 글을 읽어준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고 따뜻했던 것도 큰 부분이었다.
지금의 내게 도전이란 크고 대단한, 내세울만한 무언가가 아니라, 새로운 무언가 혹은 두려운 것을 마주하고 시도해 보는 그 자체다.
성공도, 실패도 중요하지 않다. 여전히 안 되는 것들, 어려운 것들 투성이에 고군분투하고 있을지라도,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는 것.
그래서 가벼운 시도들이 모여, 무게를 가진 의미 있는 도전이 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