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금지기 Jul 12. 2024

투자 심리 해부학 11~20

돈과 심리에 관한 독백 (경험적 통찰) 

투자 심리 해부학

11.

손절을 당했다는 걸 내 몸이 가벼워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신이 아닌 이상 손절 없는 매매는 존재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최선은 기다림과 노력으로 줄이는 것이지 절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투자의 세계에 머무는 동안에는 아름다운 동행을 해야 할 숙명적 대상이다. 이상한 자리에서 진입하면 시나리오는 온데간데없고 내 자리에만 집착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므로 그러한 자리에서는 오히려 손절이 훨씬 낫다. 손실은 적으면서 의미 있는 손절은 앞고점과 앞저점 ±몇~몇십 틱을 의미한다.       

   



12.

시장에서는 매수 아니면 매도다. 이 동전 던지기가 어려운 이유는 추세 파동은 적고 대개 박스 흐름이 많기 때문이다. 개미투자자는 박스 흐름에서 대박 손실이 나게 되고, 그 이후 추세를 보여주어도 심리가 위축되어서 빨리 청산하는 구조가 된다. 그 학습효과 때문에 ‘오늘도 반대로 갈까 봐’ 생각으로 늘 당하게 된다. 현명한 투자자는 박스 흐름에서는 매매하지 않고 기다린다. 박스 흐름에서 매매가 안 되기 때문에 추세에서도 매매가 안 되는 것이다. 박스 흐름에서 칼을 갈아야 추세에서 제대로 먹을 수 있다.          




13.

진입한 자리가 초기진입이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칙으로 정한 선과 이격이 있는 중간 지점에서 진입했다면 짧게 챙겨야 한다. 초기진입이 수익을 보장하는 보증수표다. 진입할 때 손절이 짧을수록 좋은 자리이고 그 지점이 초기진입이 되고, 손절이 길다면 중간진입으로 보아야 한다. 짧아야 할 구간은 짧게, 길게 봐야 할 구간은 길게 가져가는 것이 감각이고, 눌림과 반등의 끝자락은 기다린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과도 같다.      

    



14.

파동을 이해한 사람은 기다리면 대개는 눌림과 반등을 주고 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상수는 보이지 않으면 진입하지 않는 사람이다. ‘애매하면 하지 않은 힘’이 기다림이고, ‘현상대로 따라가는 힘’이 대응이다. 파동을 그리면서 흐름대로 매매하면 어려울 게 아무것도 없다. 단지 생각이 문제다. 성급한 마음이 요동을 치다 보니 매매가 어려워지게 된다. 그 요동침은 ‘자기 안의 주관적 생각이 만드는 지랄’에 불과함을 깨지면서 알아가게 된다. 그 필연의 터널을 지나야 상수가 된다.          




15.

자신도 모르는 그분이 내 마음에 들어오면 매매를 정지하고 기다려야 한다. 시장에서 손실 없는 매매는 없다. 기회가 왔을 때 (몰랐지만 기회가 되었을 때) 얼마만큼 수익을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돈은 언제나 속삭이고 있다. ‘나는 여유롭고 덤덤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결국 ‘추세장 한두 번만 먹어도 충분’ 이런 매매여야 한다. 손실이면 작게 자르고, 공간이 있을 때는 길게 가져가야 한다. 추세의 특징은 초기에 진입하지 못하면 진입점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고, 불행하게도 이미 박스 흐름에 길들어 있다면 절대 길게 가져갈 수 없고, 그 아쉬움에 자칫 남들이 잔치할 때 라면을 먹어야 하는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는 게 추세다. 추세는 결국 용기의 문제다.           




16.

바둑에서는 ‘궁하면 손 빼고, 끊어라.’ 한다. 인생사든, 파생이든 ‘하기 싫은 것’을 하는 사람이 상수이고,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사람은 흔하다. ‘시장의 진리’ 수익은 ‘똑똑함’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만드는 것이다. 한 파동이 끝나면 항상 파동은 완전히 바뀔 수 있고, 파동은 언제나 전환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방향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찾는 것이 정석이며, 누구나 잘못 진입할 수 있다. ‘참아두면 기회가 온다.’ ‘욕심 품으면 수가 안 보인다.’ 그걸 알아야 상수다.      

    



17.

네가 간절히 원한다면 넌 할 수 있어. 하지만 넌 하고 또 하고 또 해야 해. 그럼 넌 마침내 할 수 있을 거야. <영화 - 인어공주>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돈은 얼마든지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원칙은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된다. 원칙은 지금 노력하는 이유이자 투자자에게 내일의 태양이기 때문이다. 오늘 시장이 잔잔한 바다일지 거친 태풍이 몰아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자신만의 원칙과 감각만이 성공으로 안내할 것이다. 똑같은 자리에서 매수해도 수익은 천차만별이다. 그 차이가 바로 실력이다. 단숨에 수익이 나는 것은 단숨에 챙기고, 촘촘하게 수익이 난다면 흔들리지 말고 길게 가져가야 한다. 많이 경험하면서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18.          

파동이 가기 쉬운 방향과 진입점이 항상 일치한다는 것이 기본이다. 즉 추세와 공간과의 아름다운 동행이 익숙해지기 전에는 성공은 어렵다. 파동이 그려지는 현상대로 매매해야 하고, 확실한 파동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짧아야 한다. 도로 상황이 좋지 않으면 달리지 못하는 것과 똑같이 만들어지기 전의 갇힌 파동에서는 큰 수익을 낼 수 없다. 주가도 러시아워가 지나가면 달릴 수 있는 구간이 나오게 된다. 수익을 짧거나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실력과 안목을 쌓아가는 과정의 어딘가에 지속 가능성의 고원이 있다.          




19

모든 것이 무너져있고 발 디딜 곳 하나 보이질 않아. 까맣게 드리운 공기가 널 덮어 눈을 뜰 수조차 없게 한 대도 거기서 멈춰 있지 마. 그곳은 네 자리가 아냐. 그대로 일어나 멀리 날아가기를 얼마나 오래 지날지 시간은 알 수 없지만 (중략) 견딜 수 있어 날개를 펴고 날아 거기서 멈춰 있지 마. 그곳은 네 자리가 아냐. <미생 OST 날아 – 이승열> 절대적으로 생각이 아닌 그려지는 파동대로 매매해야 한다. 그때가 진정한 시작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그렇게 매매할 수 있을 때까지 생각을 죽이고, 파동에 순응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반복해야 한다. ‘혼이 남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이승엽이 최고의 타자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연습 공을 치면서 반복했겠는가?          




20. 시장은 나올 수 있는 기회를 높은 확률로 주지만, 바보들은 그 자리에서 진입한다. 중요한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이 확실한 진입점을 보여주기 전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게 가장 어렵고 힘든 과정이다. 성급하면 손실이 나게 되어 있다. 항상 성급함이 가장 큰 적이다. 파동이 상승으로 전환되면 원칙으로 정한 자리에서 눌림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한 자리에서 손실을 수익으로 바꾸는 게 상수다. 눌리지 않고 가면 보내고, 눌림을 주면 또다시 손실을 각오하고 기계적으로 진입하면 그뿐이다. 눌림을 주지 않으면 눌림을 줄 때까지 기다리면 거의 한 번은 준다. 그때 하면 된다. 세이렌에게 현혹되지 않아 손실이 없는 것만으로 감사하면 된다.

이전 06화 투자 심리 해부학 1~10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