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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금지기 Oct 30. 2024

살아남는 것보다 중요하고 강한 건 없다.

투자 심리 해부학 361 ~ 370


361.

배고픈 자에게 기름진 음식을 선의로 주었으나 갑자기 먹은 기름진 음식으로 그가 죽을 수도 있는 게 세상사다. 나의 선의가 다른 사람에게 악의가 될 수 있다. 세상은 나의 선한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각각의 다른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러므로 작은 행동 하나도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고 행동해야만 한다. 내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일도 발생하는 게 세상사다. 마찬가지로 시장이 가끔 만드는 꼬리 사건에 언제든지 파산할 수 있는 곳이 시장이므로 살아남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 수익보다는 잃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362.

똑똑함에 기인한 말로써 대부분 상황에서 유리한 입장을 만들 수도 있고, 좋은 것도 나쁘게, 나쁜 걸 좋게 만들 수도 있지만, 자만에 취하게 되고 독선에 만취하게 되는 게 인간이기에, 행동이 아닌 말이기에 독으로 돌아올 위험한 것이기에 결국 아끼고 아껴야 할 가장 무서운 게 혀끝을 떠나는 말이다. 처세학의 기본은 ‘자세를 낮추고, 겸허하게 자신의 공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며’ 위기를 통과하는 것이다.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우쭐대지도 않으면서, 아는 것도 모른다고 말하면서, 혀끝에서 끊임없이 솟구치는 말들을 삼키면서 세상사 현상을 직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삶의 본질에 가까워졌다 할 수 있다.           




363.

시장을 다룰 기법들을 익히고 배울 때는 하루하루 채워가는 과정이지만, 도(道)가 그러하듯이 그것들이 실전에서 돈을 위한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하루하루 없애가는 과정이 또다시 필요하다. 원칙을 지키되, 틀에 갇히지 않도록 없애가면서 단순화되고 명료화되면서 내 것이 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큰돈을 벌 수 있고, 질기고 모진 과정들이, 하루하루 없애가는 과정들이 감각이란 이름으로 굳은살로 남아야 비로소 도(道)의 입구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음을 아프고 시린 세월로 깨쳐가게 된다. 이게 공평한 세상사 이치다.    

       



364.

기술적 분석은 지지저항이 전부이지만, trap이 너무나 많기에 범인(凡人)의 그릇으로는 담을 수가 없다. trap이 발생한 자리에서 급등락이 많다는 게 쉬운 파동이 자주 출현한다는 게 그렇게 붙이고 떨 준다는 게 맥점이 된다. 기술적 분석은 내가 알 수 없다는 걸 인정했을 때 비로소 출발선에 서게 되면서 ‘그렇다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지지저항을 추종한다는 건 아무런 생각의 간섭 없이 바로 돌파와 붕괴를 보면서 돌파하면 매수하고, 붕괴하면 매도하는 기계적인 매매를 한다는 의미다. 박스에서는 끊임없이 깨지면서도 심리적으로 버티고 추세에서는 강하게 이익을 취하면 큰돈을 버는 건 기정사실이겠지만, 피눈물이 섞인 노력과 복기가 선행되지 않고서야 인간의 본성으로 이게 가능하겠는가? 지지저항을 알고 있으면 눌림과 반등 구간에서 명확한 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즉 하락추세라면 지지는 의미가 없겠지만, 저항은 분명한 의미를 지니게 되고, 상승추세에서는 지지가 되는 자리에서 매수를 할 수 있게 된다.




365.

trap이 지지저항을 믿지 못하는 만드는 본질이지 않을까? 아닐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시장에 맞서지 않고 생각 없이 흐름을 어떻게 따라가야 하는가? 지지저항에 대한 신념과 신뢰를 희석하고 무너뜨리는 핵심적인 요소인 trap이라는 측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파동의 요(要)는 심리를 사고파는 에너지의 흐름에 따라 위아래로 등락한다는 것이고(아주 강하면 추세, 아주 약하면 횡보하겠지만), 지지저항이 전부이고 trap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걸 이해하면 족하다, 고점이 높아지면 상방이, 낮아지면 하방이, 저점이 높아지면 상방이, 낮아지면 하방이 확률이 높다는 기준을 잡을 수 있다면 족하다. 지지저항이란 단순함으로 향해야 파동에 대한 이해는 깊이를 더해가게 된다. 완벽함으로 가는 배움의 과정은 필연의 복잡함이다. 그렇게 가다 보면 안개처럼 자욱한 복잡함을 스스로 걷어내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없애면서 단순해져야 단단해지고 명료해지고 비로소 완벽함에 이르게 된다. 단순해지면서 명료해져야 자신만의 영역 즉 감각의 영역으로 나아가게 된다.           




366.

시장은 파멸에 이르게 하고, 일상을 파탄 내고, 파편에 맞아도 삶에 치명상을 주는 무서운 ‘보이지 않는 심리의 합이란 손’이 지배하는 곳이지만, 파동은 등락할 뿐이며 지지저항이 전부이고 기준을 세우고 지키는 원칙이면 다수가 잃어버리는 것을 모두 취하는 소수가 된다. ① 완전히 온몸으로 온 힘을 기울여야 완벽함에 이르게 되고, 단순해지면서 단단해지고 본질에 다가서게 된다. 고로 복잡함은 필연이다. ② 깨치기 위해서는 시장에 깨져야 하고, 깨닫기 위해서는 자신을 깨뜨려야 본질에 다가서게 된다. 고로 자신과의 사투는 필연이다. ③ 골방에서 골몰하면서 골짜기를 헤매야 골(骨) 즉 본질에 다가서게 된다. 고로 자신만의 혼신은 필연이다.          



367.

‘한 기업 주가 상승의 92%는 보유 기간의 8%에 발생한다.’ <가치투자의 비밀 – 크리스토퍼 브라운> 

주식이라는 것은 살아 있는 생물과도 같아서 해당 기업에 대해 깊은 이해와 인내심을 가진 몇몇 투자자 외에는 수익을 주지 않는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항상 꼬리가 몸통을 흔들기에 어떠한 기법을 택하든 기계적으로 반복되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게 된다. 기법은 기계적으로 다루기 전에는 한낱 신기루에 불과하다. 아무리 오랫동안 머물러도 감정의 뒤안길에 여유롭고 덤덤하게 서서 기계적으로 다루기 전에는 헛된 욕망에 불과하다. 단순해야 기계적으로 다룰 수 있기에 배움, 복기, 반복의 궁극은 단순함에 있다.          




368.

성공이 꼬리에 있다면 실패는 몸통에 있다. 그래서 우리 삶은 대부분이 실패고 성공은 드물다. 꼬리 사건을 만나기 위해서는 생존해야 하고, 생존을 위해서는 기계적인 반복이 전제되어야 한다. 항상 우리는 수익보다는 잃지 않는 데 집중해야 하고, 신기루에 불과하고 재차 복잡해질 뿐인 무언가를 찾기보다는 이미 내 안에 있는 걸 단순화해야 한다. 삶도, 시장도, 파동도 단지 끊임없이 등락할 뿐이기 때문이다. 파동은 등락한다는 게 확률적 사고다. 등락하는 전체 파동을 다 취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지만, 인간 심리로는 불가능함을 알기에 높은 확률로 먹을 수 있는 자리에서만 먹겠다는 게 합리적인 목표가 된다. 시장은 복잡계이므로 대충한 게 정확하게 한 것보다 더 잘 맞을 수 있고, trap을 숱하게 만나는 것도,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한두 번의 꼬리가 전체를 좌우하는 것도 다반사다.           




369.

시장에 보편적인 진리는 없으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서는 확실하면 확실할수록 틀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맞을 확률이 높은 만큼 언제나 틀릴 확률도 높다는 것을, 항상 뜻밖의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언제 어디서든지 일어날 확률이 있는 일은 일어난다는 것을 명심하고 항상 실수의 여지를 마련해 둬야 생존의 여지가 커진다. 설령 손실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위험이 존재했었다는 걸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익으로 마무리했다 하더라도 시세 직후 움직임, 반대 방향이나 중간 진입은 손실 가능성이 컸지만, 행운이 작동해서 어려운 상황을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행운과 우연 그리고 위험과 실수의 여지가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공존하면서 따라다니고 있으며,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인지하면서 위험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모르는 채로 지나간 것이므로 투자자는 한없이 겸손해져야 한다. 이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장을 이룬 것이다.         

  



370.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어도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미래를 알 수 없음을 인정하고 단념하고서 주기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주기의 어디쯤 위치하는지 확인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투자의 본질이다. <투자에 관한 생각 – 하워드 막스> 

어떠한 상황에서도 현재 주가의 위치를 알고, 초기진입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방향을 맞추려 들지 말고 흐름대로 맞든, 틀리든 매번 확률이었음을 인지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든지 언젠가는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을 피함으로써 생존하는 게 투자자의 첫 번째 목표여야 한다. 주가의 위치를 알고 초기진입하지 않으면 시장에 흔들림에 길게 가져가기가 힘들기에 싸게 사기 위해 기다리는 미학이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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