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심리 해부학 381 ~ 390
381.
투자자에게 칼같이 잘라 주어야 하는 두 개의 마디는 손절과 익절이다. 신묘한 기법이 존재한다는 건 신기루이자 신화일 뿐이다. 신화는 신화일 뿐임을 알면서도 투자자는 신묘한 기법에 신기해하며 신나게 빠져든다. 소중한 돈으로 신화의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 여기저기 기법이나 신화를 찾아 헤매다 김밥도 아니고 긴 세월 돌돌 말리지 않아야 하고, 광어나 우럭도 아니고 큰돈들의 횟감이 되어 상추쌈에 돌돌 말리지 않아야 한다. 한두 번 파동을 맞닥뜨렸을 때 수익과 손실은 상수나 하수나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상수로 무게추가 옮겨간다는 건 확률적 사고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 자리가 확률은 높지만, 아닐 때도 많으니까 아닐 때는 이렇게 대응하겠다’라는 덤덤함, 언제 어떤 파동을 맞닥뜨리더라도 확률의 차이일 뿐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는 여유로움의 차이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매매 횟수가 거듭될수록 상수와 하수의 큰 차이를 만든다.
382.
“위험이란, 일어난 일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엘로이 딤슨,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리스크를 피할 수 없기에 우리는 첫 번째로 리스크를 이해해야 하며, 두 번째는 리스크가 높을 때 그것을 인지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리스크를 제어하는 것이다. 리스크는 변동성과 같다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나는 투자자들이 변동성에 대한 우려보다는 자본금 손실에 대한 걱정이나, 수익률이 너무 낮아서 투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돈을 잃을지도 모르니 좀 더 큰 상승 잠재력이 필요해"가 "가격 변동성이 있을지도 모르니 좀 더 큰 상승 잠재력이 필요해"보다 훨씬 더 말이 된다. 따라서 리스크는 절대적으로 돈을 잃을 가능성이라고 확신한다. <투자에 관한 생각>
383.
“인내심이 필요해. 우선 내게서 좀 떨어져서 저쪽 풀밭에 앉으렴. 내가 살짝 곁눈질로 널 바라볼 거야. 넌 아무 얘기도 하지 마. 언어는 오해를 낳거든. 그래도 날마다 내게 조금씩 더 가까이 와서 앉아.” <어린 왕자>
성급함과 희망에 사로잡혀 불쑥 다가와서 칭얼대지 말고, 그저 꾸준하게 길게 보면서 복기하고 반복하면서 천천히 다가오라고. 포기하지 말고 하루하루 조금씩 쌓으면서 천천히 다가오라고 파동은 속삭이고 있다. 지지저항을 기본으로 하는 잣대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기계적인 매매뿐이다.
384.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손절을 빼지 말아야 함을 어렴풋이 알았습니다. 하지만 소년이 알기에는 투자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추세와 공간을 중간에서 자르지 말아야 함을 배워서 알았습니다. 하지만 청년의 열정은 그것을 넘지 못했습니다.
서른쯤이 되었습니다. 이미 보이고 나면 내 것이 아님을 알아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서른이란 나이로는 자꾸만 샘솟는 생각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중년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따라다니면 돈은 도망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중년의 불혹보다 돈의 유혹이 더 앞섰습니다. 그렇게 나이 들어가는 한 남자는 아직 시장에 있습니다.
파동은 단지 물결이라는 것을 다음 물결을 기다려야 하고, 물이 차면 대응하면 그뿐이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때가 차면 밀물이 들어오듯 생각으로 이기려 하면 감정이 엉키게 되고 그걸로 끝임을. 달이 차면 기울듯 욕심으로 따라가면 발걸음이 엉키게 되고 그걸로 끝임을 알아가면서 아직 시장에 있습니다.
385.
“보수적으로 투자했고, leverage를 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겸손한 생활 방식으로 사는 것 또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첫 번째 할 일이 자본을 지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다음, 이 자본으로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두 번째로 할 일입니다.” “ 개인투자자라면 라디오, 텔레비전 그리고 인터넷에서 들리는 일반적인 의견은 무시하십시오. 도움이 안 됩니다. 사람들은 저점 매수, 고점 매도를 외치고 있지만, 군중을 따라다니면 결코 이룰 수 없는 일입니다.” “자신의 충동에 영향받지 않을 수 있는 원칙과 중용을 지녀야 합니다. 시장에 관한 한 인간은 정확히 말해 잘못된 본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면 상승장에서는 매수에, 하락장에서는 매도에 동참하고 싶은 충동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복리의 힘을 기억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복리의 힘을 기억한다면 굳이 자본을 키우기 위해 수익률에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109세까지 현역으로 남았던 어빙 칸이 전하는 지혜>
386.
많은 이들이 주식 투자에서 실패하고 어려움을 겪다가 포기하는 건 자신의 인식과는 상관없이 ‘내가 전지전능한 것처럼, 독선과 자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행동하게 되는 인간의 한계 때문이다. ‘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로 마냥 버티면 주가가 아니라 자신이 이상한 나라로 가게 된다. 원칙으로 정한 선의 각도를 잘 보면서 누워있으면 일하지 않고 놀고 있으니 보내면서 우상향할 때 매도점을, 우하향할 때 매수점만 찾으면서 등락하면 된다. 데이트레이딩 관점에서 10분봉을 기준으로 본다면 하루 3~4번 꺾이는 게 일반적인 파동이다. 아주 드문 추세 흐름이 아니고서는 하루에 한두 번은 시장이 자리를 만들어 준다. 기다리지 못하고 양방향을 다 먹겠다고 덤비니까 안 되는 것이다. 시장은 많이 먹겠다고 칭얼거리는 대상이 아니라 흐름대로 대응해야만 하는 대상이다.
387.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으므로 친절해야 한다고 <불편한 편의점>
투자자의 ‘애씀’ ‘견딤’은 제아무리 분석에 넓이를 더하고, 깊이 파고들어도 위아래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그 ‘쓸모’를 찾게 된다. ‘유리하다는 것’ ‘확률 게임이라는 것’이 궁극의 도달점이다. 원칙을 유리하게 세우고, 믿고 반복으로 지키는 게 유일한 궁극이기에 투자는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신묘해지고 어려운 게다. 결국 도달점은 유리함이고 확률이다. 이것이 성급하고 희망에 달뜬 채 수익을 좇아서는 방법이 없고 배움의 길 자체에서 행복을 찾아낸 자만이 살아남는 이유가 아닐까!
388.
주식을 발등에서 사서 머리에서 팔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을 어렵고 자주 불가능하다. 어느 정도 상승한 시점에서 사고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시점에서 팔아야 한다. 최적의 매수 적기는 충분한 조정을 기간을 거친 후에 신고가를 갱신한 종목 혹은 신고가를 갱신할 것 같은 종목 가운데 조정을 거쳐 보합에서 저항선을 돌파할 때 이때가 절호의 매수 적기다. 고점을 갱신하지 않더라도 고점에 근접하여 보합을 형성하고, 다시 저항선을 돌파할 조짐이 보이면 매수 적기다. 매도 적기는 주가가 상승하고 앞으로도 상승이 지속될 거라고 모든 사람이 믿을 때이다, <윌리엄 오닐>
389.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통해 배우지만, 그보다 더 현명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실수를 통해 배운다. <존 템플턴>
조급함으로 시작한 다양한 일들은 더욱 가난으로 회귀 된다는 것을 살다 보면 경험으로 알게 되고, 불행한 건 누구나 경험으로 알게 된다는 것이다. 야구에서 9회 말이 끝날 때까지 27번의 투수와 타자의 힘겨루기 이게 보이지 않는 매수와 매도의 치열한 전쟁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한번 한번이 누군가와의, 아니 자신과의 전쟁이다. 주자 3루 상황에서 투수가 유인구를 마음대로 던지는 건 포수를 믿기 때문이다. 절대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이제 더 이상 실수를 실패로 확대되지 않을 자신을 믿고) 감정에 엉킨 군중이 절대 쉽게 하지 못하는 추세와 흐름을 믿고 던져야 한다.
390.
고타율의 비결도, 투자의 비결도 단순하다. 복기와 반복 그리고 꾸준하게 오는 공을 그저 계속 지켜보면서 사람들이 ’멍청이야! 휘둘러‘ 아무리 외쳐도 원칙으로 정한 자리가 아니면, 삼진이어도 기다리는 것이다. 유동성이 높기에 항상 거래해야만 한다는 충동에 휩싸인다. ‘투자의 비결이라면 오는 공을 그저 계속 지켜보면서 좋은 공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는 점입니다. ‘<워런 버핏이 된다는 것>
아무리 훌륭한 타자라도 모든 공을 잘 칠 수는 없다. 한계에 다가서는 훈련을 통해서 실력을 쌓으면서 자기 능력을 알고, 장점을 파고들면서 확장할 때 하루하루 새로운 나를, 내면의 나를, 궁극인 나를 만나게 된다. 모든 전설로 간 투자자들은 말한다. ‘만약 당신이 감정적으로 투자한다면 잘 해내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