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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보다는 잃지 않아야 한다.

by 황금지기

손안의 한 마리 새가 숲속의 몇 마리 새들보다 낫다. 수익보다는 잃지 않는 걸 최우선에 두어야 하고, 결과보다는 반복하는 과정에 온몸을 맡겨야 한다. 손실 회피 편향을 극복해야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계적인 반복이 가능해진다. 대부분 투자자는 감정에 엉켜 보고 있으되 보지 못하므로 감정의 엉킴 너머로 크게 크게 보기 전에는 길이 선명해지지 않는다. 시야가 확장되어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고, 통찰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오래 보아야만 한다. 그래야만 예쁘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투자에 없는 세 가지는 공짜, 비밀 그리고 정답이다.




“가지고 있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위해서, 가지고 있고 필요한 것을 절대 위험에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투자에 있어 위험을 알고 최소화하는 것만큼, 잃지 않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어야 한다. 투자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다가 적당한 기회가 올 때, 그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항상 손안의 한 마리 새(투자 원금)가 숲속의 몇 마리 새들보다 낫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기고 수익보다는 잃지 않는 걸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자꾸만 솟아나는 성급함이 부추기는 욕망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 지루함을 참아내야 한다.



지불시도(智不是道) 앎이 곧 길은 아니다. 배운 것을 체화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렇게 마주하는 모든 것을 몸으로 읽어야 한다. 책 속에 문장을 떠올리며 지금, 이 순간을 머리에 담고, 눈으로 들여다보고, 귀로 듣고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되새겨야 한다. 손끝으로 감각하고 두 다리로 건너봐야 한다. 그렇게 몸으로 읽고 나면 문장은 활자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순간은 온전히 나에게 머물고 삶의 방향성은 조금 더 명료해진다.

<문장과 순간 – 박웅현>

궁극의 감각은 올바른 실전 경험을 통해서만 얻었을 수 있다고 거듭해서 다그치는 건 앎이 행동에 닿아야 비로소 참이 된다는 세상사 이치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알고 있는 것들이 자기 것이 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실력을 쌓아야 하고, 결과보다는 반복하는 과정에 온몸을 맡겨야 한다.




300년 전 요셉 드 라 베가가 제시한 네 가지 기본 원칙이지만 지금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간 군중의 심리는 바뀌지 않기에 전혀 급할 게 없다는 것, 파동은 그저 등락한다는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확신과 더불어 소름이 돋았다.

① 첫 번째 원칙. 다른 사람에게 주식을 사거나 팔라고 결코, 조언하지 말라. 통찰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선의로 한 조언이라도 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

② 두 번째 원칙. 놓친 수익을 안타까워하거나 후회하지 말고, 취할 수 있는 이익만 취해라. 유리한 국면이 계속되고 행운이 지속되기를 바라지 말고 취할 수 있는 걸 누리는 것이 현명하다.

③ 세 번째 원칙. 사고파는 과정에서 얻는 이득은 도깨비의 보물 같은 것이다. 어느 순간에는 돌멩이였던 것이 석탄 조각이 되었다가, 다시 다이아몬드로, 부싯돌로, 아침이슬로 그리고 눈물로 바뀔 수 있다.

④ 네 번째 원칙. 가치는 지속되기 힘들고 소문은 진실에 기반하는 일이 드물기에, 이 게임에서 이기길 바라는 사람은 누구든 인내와 돈을 갖고 있어야 한다. 불운을 두려워하지 않고 충격을 견디는 법을 아는 사람은 천둥에 혼비백산하여 숨을 곳을 찾는 암사슴이 아니라 천둥에 포효로 응답하는 사자와 닮았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더 오래 보유할수록 더 높은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큰데,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 결과를 너무 자주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 다시 말해 투자자가 주식 보유 위험을 감당하지 못하게 만드는 두 요인은 손실 회피와 빈번한 평가다. 탈러와 버내치는 손실 회피와 투자 성과를 확인하는 빈도를 함께 나타내기 위해 ‘근시안적 손실 회피’라는 용어를 고안했다.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뇌동이나 추격, 매매 횟수가 많다는 것 자체가 계좌의 손익에 대한 평가를 자주 한다는 의미가 되기에 인간 본성의 심리회계를 극복할 수 없게 된다. 현명한 투자자는 시간의 지평을 늘려야 하고,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빈도를 줄여야 하기에 매매 횟수의 최소화가 원칙의 큰 틀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본다는 의미는 단기적 손익에 연연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손실 회피 편향을 극복해야만 근시안적 시야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계적인 반복이 가능해진다.




철학에 노력을 기울이면, 자신이 비판적 사고의 길로 들어섰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떤 상황을 남들과 다르게 보기 시작하고, 투자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게 된다. 더 많이 보게 되고,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 패턴들을 알아보기 때문에 갑작스레 변화를 덜 두려워하게 된다. 새로운 생각을 즐거이 받아들인다. 그 생각으로 무엇을 할지 깨닫게 해 주는 열린 마음 또한 갖게 된다. 그것으로 이미 당신은 옳은 길 위에 서 있는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투자자가 철학을 포함한 인문학적 소양을 반드시 쌓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대부분 투자자는 감정에 엉켜 보고 있으되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매매를 거듭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눈을 뜨게 해 주는 게 인문학이다. 지금 겪고 있는 돈으로 인한 모든 화를 복으로 바꾸는 방법은 손실의 최소화, 이익의 극대화 과정을 반복하는 여유롭고 덤덤한 마음 즉 인문학적 소양의 수준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그 너머를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생각하는 법을 모르면 항상 돈을 잃게 됩니다.”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그 너머를 보기 위한 토대가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표현하는 내면의 성장이다. 감정의 엉킴 너머로 크게 크게 보기 전에는 길이 선명해지지 않는다. 문명은 빠르게 바뀌지만, 인간의 진화는 터무니없이 느리기에 우리가 한평생을 사는 동안 인간의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는 관점이 옳다. 그러므로 후천적 노력은 필연이다. 이것이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한 이유이고, 독서를 해야만 하는 이유이자, 선인들의 선례를, 시간을 줄이면서 배울 수 있는 독서가 주는 가장 좋은 선물이다.




“차에 함께 타고 있는 여자 한 명이 전화번호부에 있는 여자 다섯보다 낫다.”

<워런 버핏>

지족불욕(知足不辱) 챙겨야 한다. 지지불태(知止不殆) 아니면 그쳐야 한다. 반드시 잃지 않아야 한다.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이란 책을 통한 현명한 느낌이 들었다. ① 예측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충분한 규칙성을 찾아야 하고, ② 오랜 시간 연습을 통해 규칙성에 부합한 원칙으로 세워야 하고, ③ 매매 횟수를 최소화해야 하고, ④ 평가 주기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시야가 확장되어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고, 거기서 얻은 통찰을 활용하여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선인들의 선례(인문학적 소양)를 쌓으면서, 그것을 토대로 지치지 않는 반복과 끊임없는 연습을 통한 믿음과 자기 확신으로 불변의 군중심리(인간의 지독한 본성)를 극복해야 하니 투자는 가히 어렵다고 할 만하다.




투자의 세계에 발을 딛는 순간 모두가 ‘심리회계’라는 확률의 세계를 떠나기 전에는 치유할 수 없는, 인정하면서 함께 공존해야 할 치명적인 병을 진단받게 된다. 투자자는 떠날 때까지 ‘도박꾼의 파산’이란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확률 게임에서는 ‘이만큼 딸 수 있으면’ 당연히 ‘이만큼 잃을 수 있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시장에서 버는 돈과 현실에서 버는 돈의 격차를 줄이고 같은 무게로 받아들이는 게 투자자의 덕목이다. 운(luck)의 영역인가? 실력(skill)의 영역인가? 두 가지의 합이 감각이고, 많이 보아야 감각에 싹이 돋고 어느 순간 꽃을 피우면서 만개하게 된다. 복기와 반복 그리고 올바른 경험의 합이 감각이기에 오래 보아야만 한다. 그래야만 예쁘다. 오래 보아야 이유다.




‘봄비 내리는 논두렁에 어느덧 깊은 상념만이 싸늘한 현실을 잊고 끝내 어느 한 놈인가 웅크린 채 뛰기 위해 폭풍 속에 소낙비를 맞으며 소리 없이 염주를 굴리고 있었다.’

<무언(無言) - 강상률>

오랜만에 찾은 도서관 그곳에는 여전히 개구리 한 마리가 소리 없이 염주를 굴리고 있었다. 투자에 없는 세 가지는 공짜, 비밀 그리고 정답이다. 투자에도 감성노동 없는 공짜 점심은 없고, 비밀스러운 기법도 없고 무엇보다도 정답은 영원히 없다. 오랜 세월 ‘손실은 짧게’ ‘이익은 길게’ ‘저점 매수’ ‘고점 매도’ ‘파동은 등락한다’라는 염불을 외우며 웅크리고 있다.




체스와 달리 투자는 포커 게임과 비슷합니다. 투자의 성공은 부분적으로 운에 의해 결정됩니다. 좋은 결과는 좋은 과정의 결과일 수도 있고, 나쁜 과정의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으로 투자를 평가하십시오.

<찰리 멍거>

근거 있는 진입에 만족하면서 시장에 맡기는 마음이 첫째이고, 그렇게 반복하는 마음이 둘째이자 전부다. 소소하지만 소중한, 느리지만 느낌이 좋은 그 마음이면 족하다. 내게 주어진 환경이 사회주의이면 그 규범을 따르고, 자본주의라면 또 그 규범을 따르는 게 합리적인 인간이고, 그 규범 속에서 자신을 극복해 나가는 게 니체의 초인이다. 환경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극복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장에 머무는 자는 합리적인 것으로 증명된 선인들의 선례인 절의 규칙을 따라야만 한다. 시장의 군중은 시장을 이겨서 극복하겠다는 망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각자의 인간 본성이 극복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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