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길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존재한다. 시장을 이기려 개입하거나, 혹은 시장의 원칙에 맡기거나. 그러나 ‘절묘한 개입’은 곧 ‘절묘하게 망칠 확률’과 그 궤를 같이한다. 개입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실수가 개입될 여지가 커짐을 의미할 뿐이다. 스스로 신묘한 재주를 부려 시장을 압도할 수 있다는 믿음은 기묘한 착각에 불과하며, 역사적으로도 그런 초인은 극히 드물게 나타났을 뿐이다. 수재들의 절묘한 운용 수익률조차 평범한 인덱스펀드에 뒤처진다는 사실이 이를 명명백백히 증명한다.
돌고 돌아 기술적 분석으로 성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원칙으로 정한 선에서 사고파는 기계적인 매매뿐이라는 가르침으로 돌아왔다. 확률의 세계에서 변수들은 비슷한 가중치의 장단점이 존재하므로 선택과 집중으로 레버리지하고 책임을 더하기 위해 노력함이 현명하다.
수많은 기법과 전략을 유랑하며 돌고 돌아 마침내 도달한 길은, 원칙으로 정한 선 위에서 사고파는 기계적인 매매뿐이라는 가르침이었다. 확률의 세계에서는 모든 선택에 비슷한 가중치의 장단점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현명한 투자자라면 신기루 같은 재주를 찾기보다, 명확한 원칙을 선택하고 그곳에 집중하여 선택에 책임을 더하는 훈련에 매진해야 한다.
절묘한 개입은 절묘하게 망칠 확률과 같다. 절묘하게 맞추려 애쓰는 에너지를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에너지를 전환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확률의 세계에서 절묘한 개입을 꿈꾸는 것은 절묘하게 망칠 확률을 스스로 키우는 것과 같다. 투자자가 행하는 모든 선택에는 반드시 비슷한 가중치의 장단점이 공존하며, 앞으로 벌어질 일은 ‘아무도 모른다’라는 명제는 시장의 영원한 진리다. 확률의 세계에 신묘함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핑계 없는 무덤도 없다.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살아남아 일가를 이룬 선례를 체화해야 한다. 그렇게 살아남아 일가를 이룬 이에게는 그가 걸어온 그 길이 곧 최고의 선택이 된다.
보잘것없는 1원짜리 인간의 최선은, 끝없이 돌고 도는 아집을 버리고 이미 검증된 선인들의 선례를 그대로 복사하여(Ctrl+C) 붙여 넣는(Ctrl+V) 것이다. 원칙을 지키며 시장의 등락에 몸을 맡겨야 한다는 것, 그리고 앞서 길을 낸 선인들의 선례를 믿어야 한다는 본질만이 남게 된다.
선례를 두고 방황하는 것은 낭비다. 선인들의 선례를 두고 돌고 돌 뿐이다. 사바나 정글 같은 시장에서 독창적인 길을 찾겠다고 날뛰는 것은 굶주린 맹수에게 쉬운 먹잇감이 되는 지름길일 뿐이다.
확률의 세계에서 무모함과 대담함을 구분 짓기란 대단히 모호하다. 스스로 확률이라는 이치를 깨치기 전까지, 신묘한 기법을 찾아 헤매는 무모한 도전은 멈추지 않는 인간의 숙명과도 같다. 그러나 진정한 대담함의 실체는 시간이 흐를수록 명확해진다. 주식투자에서 대담함이란 거대한 흐름을 믿고 장기 투자하는 것이며, 데이트레이딩에서는 흔들림 없이 원칙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다. 확률을 깊이 이해하고 그 과정을 반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탁월한 실력이다. 그 반복이 백 번, 천 번이 되어 쌓이는 시간이 수익을 키워간다는 것, 그것이 시장의 비밀이다.
시장에서 누적으로 쌓이는 복리만이 신묘함이라 불릴 자격이 있다. 오늘의 매매가 맞았느냐 틀렸느냐에 집착해서는 결코 이 길을 지속할 수 없다. 결과는 시장에 온전히 맡기고, 오직 원칙을 지키는 데 전념해야 한다.
'맞히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 진정한 실력이다. 한 번의 신묘한 예측보다 백 번의 덤덤한 반복이 더 비교할 수 없이 위대한 이유는 명확하다. 반복은 복리의 마법을 부르는 유일한 주문이기 때문이다.
“투자로 돈을 번 사람은 두 종류다. 상승과 반복을 이해했던 사람이거나 운 좋게 시기를 잘 탄 사람들. 물론 운도 준비된 자만이 챙길 수 있겠지만 운을 쏙 빼고, 무조건 우상향 논리를 펼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결과론에 불과하다. 결국 반복되는 투자물의 사이클은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은 인간의 탐욕과 돈을 잃기 싫은 인간의 공포가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투자 사이클은 인간의 한계가 만들어 낸 지극히 인간적인 흐름이다.”
<김종봉, 돈의 시나리오>
남의 것을 흉내 내다 소 뒷걸음질 치듯 돈을 벌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돈은 결코 지속 가능한 부를 가져다주지 못한다. 진정한 부를 일구는 돈은 자신에게 맞는 원칙을 세우고, 검증하며, 직접 실행하여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벌어들인 돈뿐이다. 투자자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 역시 스스로 정립한 원칙이다. 스스로 만들어 내는 치열한 과정이 없다면, 아무리 훌륭한 원칙을 머릿속에 담아둔들 결정적인 순간에 행동으로 옮길 수 없다.
작가는 갈파한다. “시나리오는 절대 추상화가 아니다. 머릿속에 하나의 영감으로 붓 한 번을 휙 긋고 만들어지는 무언가가 아니다. 수천 번의 붓질과 수정을 거친 후에야 완성되는 정밀화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투자자의 원칙 또한 단 한 번의 영감이 아니라, 수없이 반복된 실패와 성공의 붓질 끝에 완성되는 정밀한 설계도여야 한다.
부는 영감이 아니라 오랜 정성이 빚어낸 작품이다. 두려움을 지우는 힘은 검증된 원칙에서 나온다. 어제보다 조금 더 정교하게 원칙을 다듬는 붓질로 부는 정밀하게 그려질 것이다. 오늘의 정성스러운 붓질이 미래를 결정한다.
“정답이라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라 답을 찾는 과정에서 노력했기에 그 답에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이 남이 알려 준 답이었다면 그 답이 정답인지 아닌지 끊임없이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고민하는 사이에 정작 그 답을 투자에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스스로 지수를 탐구하고 답을 찾지 못하면 마지막까지 의심과 싸워야 한다.”
<김종봉, 돈의 시나리오>
남의 답으로는 결코 의심의 견고한 벽을 넘어서지 못한다. 지식을 머리로 습득하는 것과 그것을 투자의 실행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임을 경험은 알고 있다. 지식이 돈을 버는 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그 기술을 스스로 익혀야만 한다. 수많은 실패의 원인은 배웠으되 스스로 검증하면서 만들어 내는 과정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 자기 확신에 근거한 확고한 믿음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손때가 묻지 않은 지식은 그저 알고 있을 뿐인, 실전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체계적인 훈련 과정을 극복하고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더라도 한동안 성장이 멈춘 듯한 정체기를 겪게 된다. 이는 시장 자체가 확률로 존재하기 때문이며, 투자자라면 반드시 통과해야 할 시장의 필연적인 요구다. 세상에 널린 쓸모없는 지식에 자신만의 '쓰임'을 더해, 자신에게 쓸모 있는 무기로 만드는 것은 투자자가 오롯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자기 확신은 과정에 대한 믿음에서 솟구친다. 실전에서 힘을 발휘하는 것은 머릿속 지식이 아니라 손때 묻은 숙련의 기술이다. 과정에서 쌓아 올린 자기 확신만이 칠흑 같은 시장의 어둠을 밝히는 유일한 등불이 된다.
“투자자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돈이 되지 않는 일에 보낸 수많은 시간이 포함되어 있다. 시간을 버리는 것 같은 그 시기 없이는 어떠한 사람도 성공하지 못한다. 돈을 벌지 못하는 시기를 한 번쯤은 겪는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이 시간은 꼭 필요하다. 그래서 부자의 돈은 모두 계단식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먼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래프의 상승 구간이 아니라 정체 구간이다. 만약 당신이 아직 가난한 돈을 갖고 있다면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돈이 되지 않는 일에 시간을 투자할 용기나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김종봉, 돈의 시나리오>
여기에 투자의 잔혹한 역설이 존재한다. 경제적으로 이미 여유로운 자들은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일에도 원칙을 지키며 버틸 체력이 있지만, 생계에 쫓기는 이들은 지금의 수입을 포기할 여유가 없다.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멈추지 않고 가속화되는 근본적인 이유다. 하수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우상향 그래프에서 오직 수직으로 솟구치는 상승 구간에만 모든 신경을 쏟는다는 데 있다. 그 자체가 이미 욕심의 덩어리다. 하지만 부의 본질은 무심하다. 돈은 오직, 돈이 되지 않는 지루한 시간을 원칙으로 견뎌낸 자에게만 주어지는 가장 공정한 보상이다.
정체 구간은 멈춤이 아니라, 도약을 위한 응축의 시간이다. 상승에만 열광하는 자는 다음 계단으로 올라서지 못한다. 돈이 되지 않는 시간을 견디는 힘이 곧 돈을 벌어들이는 실력이 된다. 부의 그래프는 계단식이며, 핵심은 상승이 아닌 정체 구간을 견디는 힘에 있다.
오랫동안 1원짜리 인간에 불과한 어리석은 자는 굴 앞에 서서 뇌동과 한방, 무모한 승부사 기질로 배수진을 치고 있었다. 토끼에게 생존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첫째는 교토삼굴(狡兔三窟)이다. ‘영민한 토끼는 세 개의 숨을 굴을 파놓는다’라는 말처럼, 투자자는 항상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유비무환의 자세로 돈에 대한 치밀한 시나리오를 갖추어야 한다. 둘째는 탈토지세(脫兎之勢)다. 위기 앞에서 번개처럼 달아나는 토끼의 기세처럼, 투자자는 늘 호랑이굴에 들어선 긴장감을 유지하며 생존을 위해 민첩하게 치고 빠지는 기세를 갖추어야 한다.
시장은 전멸하지 않고, 오랫동안 살아남는 능력이 종국에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어리석음이 꼬리를 무는 ‘도박사의 오류’를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줄곧 잃기만 하던 사람이 이번엔 꼭 딸 것이라는 착각, 투자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단어인 “이번에는 달라”라는 오류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기고 질 확률은 언제나 독립적이며 50%씩 균형을 유지한다. 앞선 실패가 다음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확률의 진리를 거스르려는 인간 본성의 어리석음을 직시해야 한다.
수익은 살아남은 자들만이 논할 수 있다. 확률의 세계에서 과거의 실패에 보상 심리를 갖는 것은 도박사의 늪에 빠져있다는 증거다. 확률은 매 순간 독립적이며 냉정하다. 생존 뒤에라야 수익의 열매를 맛볼 수 있다.
대부분의 투자 행태는 얕은 물가에서 겨우 개헤엄이나 치는 수준의 실력으로 깊은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짠물만 잔뜩 들이켜고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 돌아오는 무모한 과정의 반복이지 않은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서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신만의 믿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서정적 태도’는 우리 일상의 부끄러운 자화상과 닮았다. 이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터무니없이 화를 냈다가 이튿날 후회하는 평범한 잘못의 연장선이다. 투자에서는 막연한 기대나 분노가 섞인 신념이 빗나갔을 때의 후회를 감당하지 못해 저지르는 뇌동과 추격에서 그 증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시장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서정적 태도, 그리고 부족한 소양으로 인해 아는 것을 끝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지적 게으름’. 이 두 가지의 합이 투자 실패의 전형적인 이유다. 무모함과 오만함을 걷어내지 않는 한, 투자자는 후회의 갈지자(之)걸음만을 반복하게 될 뿐이다.
물거품 같은 감정으로는 결코 시장의 조류를 이겨낼 수 없다. 아는 것을 행하지 않는 게으름은 늘 서정적인 자기합리화의 장막 뒤로 숨어버린다. 조류에 휩쓸려 허우적대는 감정 뒤치다꺼리는 투자가 될 수 없다. 투자는 시를 쓰는 감수성이 아니라, 감정을 배제한 채 조류의 흐름을 읽고 노를 젓는 정교한 항해여야 한다.
“우리는 항상 시장의 어디쯤 자리 잡고 있다. 그 지점이 상승기인지, 하락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시기를 준비 없이 맞았다면 미련 없이 그 시기를 버리라는 것이다. 미련을 가지고 그 시기에 합류해 본들 당신은 결코 부를 만드는 마법 같은 시나리오를 손에 놓지 못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자신이 속한 시기의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상승기라면 하락기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고, 하락기라면 상승기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김종봉, 돈의 시나리오>
매수와 매도, 그리고 휴식이라는 '투자의 3박자'를 잊지 마라. 이 박자가 상승과 하락, 그리고 횡보라는 '시세의 3박자'와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시세가 진행 중이라면 머지않아 찾아올 횡보나 조정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지루한 횡보와 조정이 이어질 때는 폭발할 시세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듯 크게 조망해야 주가의 현재 위치를 알 수 있으며, 위치를 가늠할 수 있어야 기다림에 여유를 더할 수 있다.
마크 트레인은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위험에 처하게 된다”라고 했다. 항상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음을 심장에 새기고, 최고의 결과가 아닌, 원칙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묵묵히 추구해야 한다.
준비 없이 맞이한 시장은 내 것이 아니다. 대비하지 않는 자에게 대책은 늘 미흡하고 뒤늦기 마련이다. 숲을 보는 여유로 다음 시기를 대비하는 자만이, 시장의 변덕을 이기고 지속 가능한 부의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다.
"삶이 두려워지고 힘겨워지면 우리는 편하고 익숙한 곳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만 하지 진짜 해결책이 놓여 있는 어둡고 불편한 장소로 가려고 하지 않는다. 해마가 어떤 정보를 저장할 것이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반복이다."
<로버트 마우어, 아주 작은 반복의 힘>
거대한 변화의 압박은 뇌의 경보 장치인 편도체를 자극해 우리를 얼어붙게 만들지만, ‘아주 작은 질문’은 이 감시망을 유유히 통과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반복할 때, 뇌는 답변할 준비를 마치고 잠들어 있던 대뇌피질을 깨워 마법 같은 몰입을 시작한다.
큰일을 해내는 유일하고도 위대한 방법은 아주 작은 일의 끈질긴 반복뿐이다.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기에, 원칙을 지키며 승리하는 짧고 선명한 상상만으로도 인생의 궤적을 바꿀 수 있는 신경 회로를 구축한다. 막연하게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믿음이나 ‘설마 나쁜 일이 일어나겠어’라는 안일함은 투자자를 치명적인 위험에 빠뜨린다. 대신, 건강을 위해 계단을 오르는 작은 행위에서 즉각적인 즐거움을 찾듯, 매매에서도 원칙 한 조각을 지켜낸 작은 성취에 도취하여야 한다.
거대한 성공은 아주 작은 반복의 집합체다. 본능이 저항할 틈을 주지 마라. 그냥 시작하라(Just do it). 작게 시작하라, 그리하여 끝내 위대해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