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컨택트의 원작이라서 읽었는데 모든 작품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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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저/김상훈 역 | 엘리 | 2016년 10월 14일 | 원서 : 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
각 단편 소설 전체에 짧게 코멘트를 달았습니다.
<네 인생의 이야기> (영화 컨택트 원작)
영화 <컨택트>를 보면서 엥? 이상한데? 싶던 모든 부분들이 원작에서는 존재하지도 않거나 그런 식이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물리학자는 왜 온 거야? 싶었는데 책에서는 그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기도... 알고 있었음에도 굳이 말해져야 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바빌론의 탑>
1990년작.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출발점이지 하늘의 끝이 아니다. 바벨탑을 분석하는 공학도의 글을 본 느낌. 하늘을 끝을 보지는 못하지만, 보고자 했기 때문에 알게 되는 것도 있다.
<이해>
이 책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라고 한다. 역시 내가 생각해 본 얘기들은 다 과거에 누군가가 이미 썼다. 그것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훌륭하게.
쓰면서 얼마나 재밌고 즐거워하며 빠져들었을지가 느껴졌던 작품. 지성의 끝에서 자신의 언어를 창조하고자 하는 게 인상적.
<영으로 나누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느낌의 소설. 영으로 나눈다는 전제도, 그게 받아들여질 경우 수학 자체가 모순이 된다는 것도, 자살 시도자에 대한 자살 시도자의 공감도...
자살시도라는 공통분모 앞에서 같아질 것 같지만 오히려 그게 모순만을 낳는다.
근데 그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감각이 너무 좋았다.
나에게는 천지가 뒤집히는 사건, 감정들을 외부에서 바라본다면 어떨까?라는 감상도 남았다.
<일흔 두 글자>
진짜 SF스러운 설정이라 오히려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상하기 어려웠다. 메시지는 결국 현실적이더라도... SF에 대한 나의 생각, 입장 탓이겠지만.
<인류 과학과 진화>
미래는 이미 여기에 와있다.
그리고 과거의 인간이 창조한 것이 현재의 인간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옥은 신의 부재>
작가노트가 더 인상적. 욥이 신의 저주만을 받고 저주만으로 끝났어도 신을 사랑했어야 그의 신앙의 증명이 됐을 거라는 이야기. 본문을 더 잘 이해하게 될 이야기이지만, 작가의 생각(욥 이야기)에도 어느 정도 동의는 하지만, 그게 가능하다면 그는 인간의 영역이 아닐 것이다. 가능했다면 욥 자체가 신의 영역으로 들어갔을 것.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얼굴 실인증도 미추 파악은 가능하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하다면 칼리아그노시아(줄여서 칼리)는 진짜로 가능할지도.
다큐 형식을 취해서 여러 의견이 나오게 한 설정도 너무 좋다. 궤변도 있는데 그 궤변도 그럴싸하게 들린다는 점까지도.
비교문학과 교수. ㅋㅋ 외모는 능력이나 재능이 아님에도 같은 선(훌륭한 연주, 그림)상에 놓고 틀린 비유를 한다. ㅋㅋ
한편으로는... 이미 인간들은 누군가는 칼리를 켜고 누군가는 끄고 사는 것과 비슷한 태도의 차이를 보이는 거 같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의식적으로 자제하거나 아닌 척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누군가는 외형적 미추 외의 다른 많은 것들 위주로 보고, 그것들 위주로 판단하는 반면 누군가는 오직 미추에만 연연하고 그에 좌우된다.
"칼리에 속는 것인가, 외형에 속는 것인가?" - 에 대한 나의 생각은 본능을 절제하는 쪽이 현명함일 거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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