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기다리지않고 발걸음을 움직였다
티비를 보다가 우연히 뉴스 한 꼭지에 시선이 멈췄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두쫀쿠’
두바이 쫀득 쿠키 이야기가 화면에 나왔다.
달콤한 디저트 소식쯤으로 넘기려던 순간, 그 쿠키가 등장한 이유가 예상과 달라 리모컨을 내려놓게 되었다.
사랑은 거창한 선언보다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걸,
그날 부산의 한 혈액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배웠다.
뉴스 속 이야기는 이랬다.
겨울철 헌혈 비수기를 맞아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부산혈액원의 간호사들은 그저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지 않았다.
대신 질문을 바꾸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발걸음을 생명을 살리는 자리로 이끌 수 있을까.
그들이 내놓은 답은 의외로 단순하면서도 시대의 언어를 정확히 짚고 있었다.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두바이 쫀득 쿠키’
이른바 ‘두쫀쿠’를 헌혈 답례품으로 준비한 것이다.
쿠키 하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두쫀쿠'가 뭐길래 ··· 헌혈의집까지 '오픈런'이란다
평소보다 두 배가 넘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헌혈에 참여했다.
달콤한 간식 하나가 생명을 살리는 다리가 되었다.
이 장면을 보며 깊은 울림이 느껴졌다.
사랑하면 아이디어가 생긴다는 말이 그날따라 마음에 오래 머물렀다.
이 간호사들은 ‘해야 한다’는 말보다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를 먼저 생각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접점을 찾기 위해 현장을 읽고, 세대의 감각을 이해하고, 기꺼이 먼저 발로 뛰었다.
사랑은 생각에 머물지 않고 행동으로 내려올 때 힘을 가진다는 사실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으리라.
부산의 간호사들이 그랬듯,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질문을 바꿀 수 있다.
왜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다가갈 수 있을까로.
요즘 이런 삶을 살고 싶다.
큰 사랑을 하겠다고 다짐하기보다, 오늘 하루 작은 사랑 하나를 실천하는 사람으로.
말로 위로하기보다 먼저 움직이는 사람으로...
두쫀쿠 이야기는 결국 쿠키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이 시대의 언어를 입을 때 얼마나 강력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오늘도 어딘가에서는 누군가가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이야기 속 한 사람이 되기를, 조용히 소망해 본다.
사랑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서 있는 바로 이 자리, 지금 내 발끝에서 시작될것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