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무엇을 향해 뛰고 있는가

나를 살게 하는 질문

by 박경이



소명이라는 단어는 늘 늦게 찾아온다.

미리 예약된 답처럼 도착하지 않고,

대개는 삶이 조금 헝클어졌을 때,

계획이 어긋났을 때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오래도록 ‘잘 사는 법’을 고민했다.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안전한지,

어떤 선택이 실패가 아닌지.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질문이 달라졌다.

나는 지금 무엇을 잘 해내고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살다 보면 지인들로부터 인생에 대한 고민을 듣게 된다.

대부분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방향을 잃어서 흔들리고 있었다.

이미 충분히 걸어왔지만,

어디쯤 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그때 문득 한 동물을 떠올렸다.

아프리카의 초원 위에서 살아가는 스프링벅 산양.

위험이 닥치면 도망쳐야 할 것 같은 순간에도

그들은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뛰어오른다.

네 발을 곧게 편 채,

마치 용수철처럼 하늘로 몸을 던진다.

그 도약은 탈출도 아니고 공격도 아니다.

살아 있음이 몸으로 터져 나오는 순간에 가깝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늘 선로 위에서만 움직이며

정해진 방향으로만 가야 한다고 믿다가,

어느 날 문득 묻는다.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그 질문 앞에서 많은 사람들은

다시 선로로 돌아간다.


확신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지만 확신은 도착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 속에서 만들어진다.


생각만으로는 길이 생기지 않는다.

길은 발을 디딘 사람에게만 남는다.

예를 들어 이런 순간이다.

불안하지만, 그래도 한 번 써보는 글.

두렵지만, 그래도 건네보는 말.

확실하지 않지만, 그래도 선택하는 하루.


그 작은 선택들이 쌓여

사람은 조금씩 자기 자신이 되는것이다.

소명은 멀리서 들려오는 음성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가만히 바라보게 하는 질문이다.



“이 삶이 너를 살게 하고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나는 더 이상

완벽한 답을 찾으려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정직한 태도를 선택하기로 했다.

세상 속으로 다시 나아가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더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더 나답게 뛰는 일이다.

스프링벅처럼...


두려움 앞에서도 움츠러들지 않고

가끔은 이유 없이라도 한 번쯤 도약하는 것.

그 도약이

나를 살게 하고,

누군가에게는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는 질문을 안고 한 걸음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