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5. 양화진

엄마고래 숨쉬기(220915)

by 해이나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


친구 왈. 양화진 갔다와봐. 거기 좋아.

나의 대답. 양화진이 서울에 있었어?


찾아보니 합정역 근처였다. 합정역. 한번도 안가보았다. 유재석(유산슬)이 부른 '합정역 5번 출구'는 들어보았다.ㅎㅎ 양화진으로 가려면 합정역 7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이제라도 가보겠다!

합정역에 도착해서 7번출구를 향해 나아갔는데 뭐가 잘못된건지 5번 출구로 나왔다. 뭐냐. 노래를 생각한건가? 여튼 다시 7번출구를 찾아, 카카오맵을 의지하며 열심히 걸었다. 길치인 티를 내며 엉뚱한 곳으로 들어갔으나 결국 잘 찾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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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개신교 선교사 및 가족들 145명을 포함, 고종황제 이후 대한민국의 종교, 언론, 교육계에 공헌한 외국인 인사 500여 명의 묘가 있다.

노르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스코틀랜드, 미국, 일본 등 출신이 다양하고 평양, 전남, 한양 등 활동하신 곳도 다양하다.

연세대학교 설립자. 언더우드

세브란스 병원의 설립자. 에비슨

대한제국 애국가를 작곡한 음악가. 에케르트

이화여대 설립자. 스크랜턴

YMCA 초대회장. 헐버트

배재학당 설립자. 아펜젤러

배화학당 설립자. 캠벨

..........

이분들의 업적은 한마디로 쓸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또한 이분들의 시작이 새로운 선한 일들의 불씨가 되었다.

나의 유익을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려고 도와주는 일은 우리를 분노하게 한다. 일제강점기 시대, 세계2차대전을 위한 군수물자 생산과 이동을 위해 철도를 설립하고 전기를 들어온 것은 별로 고맙지가 않다.

하지만 상대방의 유익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목숨까지도 내려놓는 것은 우리의 머리를 숙이게 한다. 선교사님들은 학교를 세워 세상의 학문에 뒤쳐져 무시받고 침략받던 우리에게 일어날 기회와 힘을 주셨다. 무시받던 나라에서 더 무시받던 여성을 위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셨다. 또한 날 때부터 신분제도의 굴레 안에서 불합리한 삶을 강요받던 사회에 평등과 공의를 가르치셨고, 그들 모두에게 공평한 배움과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셨다. 독립운동을 돕고 세계에 한국이 당한 부당한 침략을 널리 알리도록 도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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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지 일년이 안되 하늘나라로 올라간 선교사님들의 자녀이다. 이중에 Infant라고 적혀있는 묘비는 태어나자마자 사망한 아이들이다. 감히 상상도 안되는 슬픔이다. 그러나 다시 만날 것을 믿기에 일어날 수 있지 않으셨을까.

또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가족묘이다. 부모님의 사명을 자녀들도 함께하여 이땅에서 선교사로 살고 이땅에 함께 묻혔다. 자녀들은 가난한 낯선 땅에서 살게 되었음에 부모를 원망하기보다, 부모의 사명을 이해하고 함께했다.



절두산 순교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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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 바로 옆에 있다. 1866년 병인박해때 천주교도들이 처형된 순교지. 원래이름은 잠두봉이나 천주교도들의 목을 자른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감사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다녀왔다. 가는 길에 괜히 마음이 떨리고 기도가 절로 나왔다. 나는 죽음 이후에 육체의 가루를 어디에도 보관하고 싶지 않지만, 이곳을 방문하니 나의 묘비에는 무슨 말이 적힐지 생각해보게 된다. 나의 삶이 영향력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나의 사랑과 희생이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또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오는 길에 유명한 치즈타르트 가게에서 치즈타르트도 사고, 내킨 김에 홍대까지 걸어갔다. 역시나 홍대도 처음이다. 홍익대라는 이름도 새롭고, 위풍당당한 건물들도, 번화한 거리도 새롭다. 저녁에오면 버스킹이나 길거리 댄스를 볼 수 있나? 서강대까지 걸어가고 싶었는데 둘째가 집에 올 시간이 다 되었다.


아쉽지만 오늘의 걷기는 여기까지로 마무리한다.


오늘의 걸음: 14,200보

읽은 책: 그리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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