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7. 봉은사, 코엑스

엄마고래 숨쉬기(220919)

by 해이나

안녕 키티!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 분명히 이 일기쓰기를 시작했을 때에는 긴 팔 티셔츠를 입고 걸어다녔거든. 그런데 다시 반팔을 입고 다니고 있어. 어제는 심지어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갔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2.5도가 더 높다고 해. 햇볕이 너무 따가워서 모자를 쓰고도 눈을 뜨기가 어려울 정도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나가야지!^^

남편한테

어디로 갈까? 혜화동쪽으로 갈까, 남대문쪽으로 갈까, 한성대쪽으로 갈까, 선정릉으로 갈까

물어보았더니 선정릉으로 가보라네. 그래서 그쪽으로 가기로 결정!

키티. 왕십리에서 2호선을 타고 내려가서 선릉역 10번출구에서 내렸어. 두둥! 역시! 대단한 동네야~ 저번에 양화진에 가려고 합정역에서 내렸을 때에도 놀랬는데, 여기는 건물의 높이와 규모, 주거단지가 더 어마어마하더라구. 성종은 자기가 묻힐 이 곳이 이렇게 엄청난 번화가가 될 것을 알았을까? 알았다면 아마도 좀더 한적한 곳을 골랐을것 같아.

선릉을 향해 걸어가는데 곳곳에 분명히 맛집일 것 같은 가게들과 테이블마다 손님이 빼곡하게 앉아있는 예쁜 브런치 가게들이 보여. 멋진 패션의 엄마들이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갑자기 부럽게 느껴지네.

맞다. 브런치 먹는것도 못해봤는데. 이것도 해봐야하는데.

하지만 생각해보니 담소를 나누며 브런치를 먹는게 나에게는 힐링이 되지는 않는것 같아. 대화의 주제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잘 예상이 되어서이기도 해. 이제 삶의 패턴이 고착화가 되어서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지 않는 꼰대가 되어가는건 아닌지.

선릉에 도착! 두둥! 아이고야...

매주 월요일은 휴무입니다.ㅜㅜ

종묘는 화요일이 휴무던데, 선정릉은 월요일이구나. 이궁. 뭐 괜찮아. 다음에 와야겠다. 그러면 봉은사로 가보자!



봉은사


키티! 몇년 전에 결혼기념일이라고 코엑스 근처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어. 우리 남편이 무리를 해서 좀 비싸고 전망좋은 곳에서 밥을 먹었지! 후훗! 근데 뭐 먹었는지는 기억이 안나고, 그 때 창너머로 본 야경과 봉은사만 기억이 나네. (역시 나는 비싼 것 먹어야 소용이 없어.)

절이 산이 아닌 평지에 있다는 것과 거대한 하얀 불상이 신기했어서 언젠가 보러가야지 생각했었어. 오늘 봉은사에 와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더 크고 '생전예수재'를 드리는 날이라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어. 신라시대부터의 역사를 간직해 온 절이라서 그런지 건물들의 단청도 예사롭지 않고 여기저기 문화재도 많이 있었어. 대웅전과 판전은 '추사 김정희'가 쓴 것이라고 해. 여기저기 염원이 담긴 초, 꽃다발, 기와들이 가득했고, 외국 관광객들도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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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용 초를 보았는데 가격 3000원 옆에 '100% 식물성 원료'라고 적혀있네. 그 옆에는봉은사에서 진행해주는 여러 제사에 대한 가격표가 붙어있었어. 흠. 나는 너무 이상주의자인가보다 싶네.


코엑스 스타필드 몰

키티. 이제 코엑스에 가서 밥을 먹어야 할 것 같아. 배가 고파. 음.. 하지만... 갑자기 절약을 하고싶어지네. 집에 먹을거 많은데.. 조금만 참아보면 어떨까? 후훗.

별마당 도서관에 왔어. 별마당도서관 소식을 보니 와우! 이번주 금요일에 한비야 국제구호 전문가가 오시네. 이 분 책 다 읽었는데... 아마 사람들이 너무 많을 것 같은데... 그래도.. 한번 와볼까?

키티. 나는 늘 지하철을 타고 지하로만 다니거든. 오늘은 코엑스의 지상모습을 구경하고 싶어서 올라왔어. 그런데 바닥에 예쁜 시 하나가 내 마음을 울리네.

남을 따라서 살 일이 아니다

내 가슴에 별 하나

숨기고서 살아라

끝내 그 별 놓치지 마라

네가 별이 되어라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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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역~ 잠실새내역 걷기

삼성역에서 멋진 건물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대로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버리는게 아쉽게 느껴져. 오늘은 지상의 모습을 천천히 눈에 담고 싶어. 다리가 좀 아프긴 하지만 좀더 걸어보자!

잠실운동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어. 사람 구경. 건물 구경. 화단 구경. 반려 동물 구경.

오호~ 이 가게는 간판이 참 예쁘다. 강남구는 햇빛가리게 위에 예쁜 아이콘도 만들었네? 잘 만들었다.

여기에는 플라타너스랑, 단풍나무랑, 은행나무가 많구나. 가을에 오면 예쁘겠다.

오... 다리 밑에 운전면허실기장이 있네? 그런데 왜 오늘은 실습차가 한대도 없지?

다리를 건너니까 송파구가 되네? 강남구에서 송파구까지 걷다니 대단한 걸! 후훗!

와. 여기는 야구장이랑 올림핑경기장이랑 학생체육관이 다 있네.

오... 정신여자중고등학교다. 나도 여기 보내고 싶었는데..

여기 길거리는 왜이리 이쁘니? 가을 되면 진짜 걷기 좋겠다.

사람이 하나도 없네? 점심시간 끝나서 그런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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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들기의 달인. ㅎㅎ 그래. 열심히 떠들자. 그러다보면 뭔가 새로운게 나오겠지.



키티. 오늘 이렇게 나의 걷기는 마무리가 되었어. 다리가 많이 아프더라구. 실은 잠실역까지 걸어가서 석촌호수도 한바퀴 돌고 싶었는데 그러지를 못했어. 석촌호수는 단풍이 예쁘게 든 다다음주 정도 갈까 해.


오늘 나는 무엇을 배웠나.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오늘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기대했는가.


걷기: 19,000보

읽은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운동: 필라테스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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