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성취는 오롯이 당신의 것입니까?

세상에 당연한 내 몫은 없다

by 박혜원

우리는 각박한 ‘능력주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내가 노력한 만큼 얻고, 기여한 만큼 가져가는 것이 가장 완벽한 공정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내가 손에 쥔 열매를 타인과 나누어야 할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내 것’을 빼앗긴다는 기분을 느낍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거둔 성취 중에 순수하게 100% 내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성경에는 거대한 전쟁을 치르고 돌아온 600명의 병사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던 기록이 있습니다. 전장으로 향하던 중, 너무 지쳐 ‘브솔’이라 불리는 시냇가에 남겨졌던 200명 때문이었습니다. 끝까지 싸워 승리하고 돌아온 400명은 텅 빈 눈으로 시냇가에 앉아 있던 동료들을 향해 날을 세웠습니다.


"우리는 목숨 걸고 싸웠고, 저들은 편안히 쉬었으니 전리품을 나눠줄 수 없다. 각자의 가족만 데리고 이곳을 떠나게 하라."


지극히 합리적이고 공정해 보이는 주장입니다. 승리에는 마땅히 기여도가 있어야 한다는 세상의 계산법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리더였던 다윗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는 단호하게 전리품을 모두 똑같이 나누라고 명령했습니다. 그가 내세운 근거는 의외로 단순하고도 묵직했습니다.


"이번 승리는 우리가 잘나서 얻은 것이 아니다."


사실 그들이 적의 기지를 찾아내 승리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길가에 버려져 죽어가던 이름 모를 한 소년을 우연히 만나 도움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소년이 그 자리에 없었다면, 혹은 바쁜 추격 길에 그 소년을 돌보지 않고 지나쳤다면 400명의 용맹함도 무용지물이었을 것입니다.


리더는 이 승리가 자신의 실력이나 부하들의 용맹함 때문만이 아니라, 도저히 계산할 수 없는 ‘삶의 오묘한 도움과 은혜’ 덕분임을 꿰뚫어 본 것입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무언가 손에 쥐었다면, 그것은 나의 실력뿐만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운’과 ‘타인의 배려’가 결합된 산물입니다. 내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환경,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난 조력자, 심지어 그날의 운수까지도 우리에게는 사실 ‘허락된 선물’인 셈입니다.


내가 얻은 것이 오직 내 능력 때문이라고 믿는 순간, 우리는 곁에 있는 ‘지친 사람들’을 무시하게 됩니다. 하지만 내가 누리는 것이 사실은 ‘빌려온 호의’ 임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주변을 돌볼 마음의 여유가 생겨납니다.


지금 전력 질주하고 있다면 잠시 고개를 돌려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앞서 나갈 수 있는 건, 누군가 브솔 시냇가에서 묵묵히 내 짐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에 당연한 내 몫은 없습니다. 지쳐서 잠시 멈춰 선 이들의 자리까지 기꺼이 챙길 줄 아는 넉넉함.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도달해야 할 가장 위대한 삶의 승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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