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연의 자리가 바뀌는 하루
목이 아파
누워 있다.
몸이 먼저
잠깐 멈추자고 말한다.
그래도
하루는 이렇게 열린다.
어제는 유난히 추워
몸이 먼저
춥다고 했다.
여전한 방식의 나의 일상은
또다시
일에 밀린다.
밤새
끙끙대며
조금은 알아달라고
몸이 나를 흔든다.
아침 일찍
딸과 사위가 와
내 손을 감싸준다.
처음이다.
어제 남편이 전화를 했나 보다.
오전은 쉬고
오후 근무를 하러 가야 하는데도
먼 길을 달려왔다.
약봉지를 뜯고
이것저것
말없이 손에 쥐여 준다.
딸은
오전은 쉬고
오후에 출근해야 한다고 했다.
아침도 못 먹은 얼굴,
잠이 덜 깬 눈.
얼마나 서둘렀을지
굳이 묻지 않아도 알겠다.
둘이서,
오늘은 우리가 책임질게요.
그 말에
나는 더 말하지 않고
자리에 눕는다.
누워 있으니
내가 늘 맡아오던 본연의 자리가
잠시 비어 있는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이
이렇게 온다.
오늘은
몸의 말에
내 몸에 충실해 본다.
그렇게 오전을 보냈다.
오전 몇 시간을 쉬고 나니
목도, 몸도
한결 가볍다.
하지만
본연의 자리에서
다시 나를 부른다.
꾹, 참는다.
이제는
머리와 허리가
함께 밀어낸다.
그래도
뒤척이며
몸과 같이 버틴다.
잠시 후
스르르
잠이 든다.
그리고
이제야
알아챈다.
본연의 자리가
바뀌어 있었다는 것을.
아,
이게 오늘의
본연의 자리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