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않고, 함께 걷는 삶을 상상하다.
숭고라는 말을 찾아보게 된 건
어떤 대단한 깨달음 때문은 아니었다.
그저 요즘의 삶이
너무 빠르고, 너무 혼자라는 감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다.
나는 지금
동행 서비스를 구체화시키는 ‘사업자’라기보다는,
그 가능성을 삶의 언어로 더듬어보는 사람에 가깝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 보다
어떤 태도로 사람 곁에 머물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글이 앞설 것이다.
현실은 그보다 훨씬 더디게 따라올 것이다.
하지만 이 순서가 틀렸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급히 구조를 만들기보다
말이 먼저 생기고,
그 말에 사람이 머무는지를
조용히 지켜보고 싶다.
요즘의 세상은
무언가를 함께한다는 말조차
효율과 비용으로 환산하려 든다.
도움은 서비스가 되었고,
관계는 기능이 되었으며,
함께 있다는 감각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 속도에 나를 그대로 맡긴 채 살아간다면
나는 결국
사람을 돕는 일을 하면서도
사람 곁에는 머물지 못하는 사람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멈췄고,
그래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동행이란
앞서 끌어주는 것도,
뒤에서 밀어주는 것도 아니라
같은 속도로
같은 풍경을 지나가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아직은
이 생각을 구조로 만들지 않았다.
이름도 붙이지 않았고,
가격도 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 글들 속에서
자주 반복되는 질문과,
자꾸 돌아오게 되는 문장들이
언젠가는 하나의 생활 방식이자
작은 시스템이 될 수 있겠다는
희미한 예감만 남아 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완성보다 기록을 택한다.
앞서기보다 곁에 머무는 연습을,
사업보다 태도를 먼저 세우는 시간을
조금 더 가져보려 한다.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그리고,
함께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