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하고 지나친 대화들 – 외전
2026.01.25
수술 후
정기적으로 병원을 가야 하는 시간이 되면
며칠 전부터
나도 모르게
집 안을 서성거리고 있다.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보다가
통화 버튼만 누르다 말고
그대로 화면을 덮는다.
며칠째
전화기만 열었다 닫았다
만지작거리며
방을 이리저리 걷는다.
어젯밤에는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는 장면이 스쳤다.
누구였지.
몸은
이미 현관으로 갔다가
큰방으로,
작은방으로
들락거린다.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희미한 그림자만 보이다
이내 사라진다.
다시
전화기를 들어
두 손으로 잡아 열다
그대로 멈춘다.
생각도
손도
발걸음도
같이 멈춘다.
내일 병원 가는 날이다.
혼자서
이 글은
‘말 안 하고 지나친 대화들’ 연재의 외전입니다.
혼자 버티는 순간들을 계속 기록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