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사람과, 여전히 걱정 속에 서 있는 나에 대하여
며칠 전부터 남편의 행동이 달라졌다.
워낙 쉽게 바뀌기 어려운 생활이었는데,
요즘은 시간이 조금 흐르자 하나둘 달라진 모습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운동도 달라졌다.
수영을 하다가 바닷가를 맨발로 걷고, 해수탕을 찾았다.
날마다 1시간 남짓, 차를 갈아타며 반복했다.
그러다 다시 변했다.
가까운 산을 오르며 생각을 정리하더니
이제는 집 근처를 걷는 산책으로 옮겨왔다.
병원을 밥 먹듯 드나들던 습관에서도
조금씩 거리를 두려 한다.
정보와 원인을 직접 찾아 적용해 보겠다며
책을 잡는 모습도 보인다.
늘 귀찮아하며 결론만 말해달라던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요즘의 그는
현실적인 생각을 하며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반경을
스스로 조절해 가고 있다.
아주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방향은 달라졌다.
저녁에도 땀을 흘리며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들어온다.
아침에 함께 나서며
운동을 갈 때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운동 갈 때, 핸드폰 가지고 가면 어때요?”
“동네 한 바퀴 도는 건데, 왜?”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그 모습에
순간 말이 막혔다.
작은 소리로 겨우,
“괜히 걱정돼서요.”라고 덧붙였다.
무슨 걱정이냐고 묻자
나는 얼버무린다.
딱히 할 말이 없다.
한참 뒤, 내가 먼저 말했다.
“그렇지요.
수십 년을 핸드폰 없이 살았는데
지금은 한시도
걱정을 내려놓질 못하네요.”
“그래요. 놔두고 가세요.”
그렇게 말해놓고
혼자 남아
여전히 걱정을 내려놓지 못하는
나를 보았다.
어느 저녁,
퇴근해 집에 들어오니
집에는 핸드폰만 놓여 있었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폰만 덩그러니 있으니
순간, 이상한 생각이 스쳤다.
집 안을 둘러봐도
아무 흔적이 없고
가벼운 차림으로 나간 게 분명한데
20여 분의 시간은
별의별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런데 어제도
집에는 핸드폰만 있었다.
‘운동 갔겠지.’
그렇게 생각이 닿자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게 느껴졌다.
아침에 함께 운동을 하며
나는 조심스럽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래도…
핸드폰은 들고 다녔으면 해요.”
이건 남편만의 변화가 아니었다.
놓아준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걱정 속에 서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된 시간이었다.
2년의 아침 기도 시간이
내게 만들어준 선물이었다.
남편은 그 선물을 잘 받아 누리는데,
나는 아직도
그 선물을 안고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