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심이라는 이름의 시작

2025, 12, 22

by 이연



멀리서 보이는
따뜻한 한 줄기 햇빛이
천천히 마음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햇빛은 오는 길에
자동차 유리에 부딪혀
잠시 멈춘다.

부딪혀
오던 길을 멈춘다.

돌아갈까,
잠시 기다릴까.

그 찰나의 순간을
눈부심이라 부른다.

차가 사라진다.
햇빛은 다시
오던 길을 계속 온다.

내 마음에
따스한 온기를 전하기 위해서.

가득 찬 온기는
하루를 신나게 전하고,
나를 만나는 모든 이에게
조용히 번져간다.

그리고 그 온기는
다시
내 안으로 돌아온다.

눈이 부시다.
잠시 눈을 감는다.

생각이 멈춘다.
머릿속이 하얗다.

아무것도 붙잡지 않은 채
숨만 남는다.

그리고
시야가
천천히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눈부심은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물러도 괜찮은 자리라는 걸
이제는 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빛은 사라지지 않고
다만 너무 가까이 와 있었을 뿐.

그래서 오늘,
눈부심 속에서 멈춘 나는
다시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오기 위해
잠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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