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음식점 뒷골목
“으르렁~캥, 캥!”
적막의 밤을 깨는 두 고양이의 다툼에 음식이 가득한 쓰레기통이 화들짝 놀랍니다.
“또, 시작이네, 쯧쯧!”
고양이 할머니가 혀를 찹니다.
“먹을 것이 이렇듯 많은데 왜들 싸우는지?”
할머닌 ‘욕심’이란 인간의 나쁜 버릇을 배운 젊은 두 고양이를 한심스럽게 봅니다.
“이건 내 것이야!”
“아냐! 내 것이야!”
두 고양이의 다툼은 시간이 흐를수록 격렬해집니다,
그러자 ‘한 고양이는 죽겠다!’ 싶은 할머니가 “그만해! 이것들아!” 호통쳤지만, 소용없습니다.
“하~!”
할머닌 속상해 깊은 한숨을 내뱉습니다.
평소엔 지혜도 덕도 많은 할머니를 존경하고 따르던 젊은 고양이들입니다. 그러나 먹을 것 앞에선 걸신이 됩니다. 이러면 할머니의 몸은 축 늘어집니다. 할머닌 별 없는 밤하늘을 젖은 눈으로 봅니다. 그건 젊은 적 이야기를 하려는 신호입니다. 쓰레기통은 지겹다는 얼굴이 되었지만, 들어줘야 합니다. 이유는 되풀이하는 얘기에 지쳐서 한번 “그만하시죠.” 하품했다가 그만, 서러운 눈물을 흘리시는 할머니를 보아서입니다.
할머닌 특별한 고양입니다. 자그마치 100년이나 살아서입니다. 어찌 된 건지 궁금하시죠? 할머니가 태어난 때는 일본이 한국을 지배할 때입니다. 일본이 전쟁하려고 한국에서 쌀이랑, 철이며, 모조리 빼앗아 사람도 동물도 배고팠습니다. 할머니도 버려진 고양이입니다.
그러나 주인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가난으로 어쩔 수 없었으니까요. 떠나는 할머닐 보며 울던 주인이 생생히 기억난다고 했습니다.
할머닌 도둑고양이로 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잡아먹으려는 사람을 피하느라, 몽둥이에 맞고 해서 상처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외롭고 아플 땐 밤중에 주인이 할머닐 안고서 외던 ‘별 헤는 밤을!’ 암송했습니다.
‘친구 사귀면 되지!’ 하실 분도 있겠지요. 나도 똑같이 물었습니다. 그 질문에 ‘당시 함께 나눌 만큼 풍요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그날도 음식을 훔치려고 기회를 엿보았다고 합니다. 그런 할머니를 노리는 어둠의 발자국이 살금살금 다가오는 인기척에 도망가려는 순간, ‘딱’ 몽둥이에 맞아 정신을 잃었다고 합니다.
“일어나서 밥 먹어!”
걸쭉한 아저씨의 목소리가 할머니를 깨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낯설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지야!”
친근한 목소리에 반가움도 잠시, 젖내 풍기는 어린 팔이 자신의 목을 꽉 조였다고 합니다.
“쾍! 쾍!”
“고양이 숨 막힌다. 놓아줘라.”
그러자 “알았어요, 아빠!”하며 풀었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주변을 둘러보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주인아저씨와 아들과 행복하게 살았던 시절 이어서입니다.
“지지 씨!”
평소 자신을 치근대던 뚱보 고양이가 부르자 할머닌 반가워 “뚱보야!” 밝게 반겼다고 했습니다.
“갑자기 왜 이래!”
뚱보가 화들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동안 싸늘하게 대해 미안해.”
할머닌 쑥스러워 주인 아들 뒤로 숨자 ‘어… 그래.’ 뚱보의 얼굴이 새빨개졌다고 합니다.
그날 밤 할머닌 별을 보고 혼잣말했다고 했습니다.
“이게 현실일 거야.”
그리고 깊은 잠에 빠졌다고 했습니다.
“저벅! 저벅! 저벅!”
시끄러운 소리에 깨어나니 철장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동물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건 또 뭐야!”
할머닌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얼이 빠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빠져나가려 필사적으로 철장을 뜯었다고 합니다.
"소용없어.”
옆에 갇힌 웅크린 젊은 남자 고양이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할머닌 얼굴이 빨개졌다고 합니다.
남자 고양이가 이어 얘기했다고 합니다.
“여기도 나쁘지 않아! 하루에 한 번씩 영양 주사도 주고 음식도 주거든. 좁은 우리에 갇혀서 답답한 거 외엔.”
“그래도 갇힌 건 싫어.”
할머니는 자유가 그리웠다고 했습니다.
“넌 사람들에게 도둑고양이라 취급받고 매 맞는 게 좋니?”
남자 고양이의 비웃는 말에 할머닌 고갤 숙였다고 합니다.
-쿵, 쿵, 쿵
군복 입은 사람들이 오자 모두 고맙다며 ‘야옹!’ 짖었다고 했습니다.
"처음 왔구나.”
늙은 군인이 할머니를 쓰다듬자 경계의 마음이 녹아서 앞에 놓인 풍성한 음식을 허겁지겁 먹었다고 합니다.
“나쁘지 않지!”
할머닌 남자 고양이의 말을 인정했다고 했습니다.
그리 며칠 음식만 먹는 동안 다른 고양이들과 젊은 남자 고양이는 군인 손에 들려 어딘가로 갔다 오길 반복했다고 합니다.
“너도 살이 찌면 주사를 맞게 될 거야!”
남자 고양이는 할머니에게 속삭였다고 했습니다.
할머니가 물었다고 합니다.
“일본 군인이 왜 고양이에게 잘해줘?”
“얼핏 들은 말론 일본인이 고양이를 좋아해서래!”
그 소릴 듣던 할아버지 고양이가 끼어들었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
그러고선 ‘쯧쯧!’ 한심스럽게 보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남자 고양이가 눈을 내리깔고 할아버지를 보았다고 합니다. 할머닌 눈살을 찌푸렸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살이 찌는 동안 기존 고양이는 사라지고 새로운 고양이가 오길 반복했다고 합니다.
“여기 있던 고양이는 어딜 갔을까?”
남자 고양이에게 묻자
“착한 일본 주인에게 같겠지! 나도 그리될 거야!”
미소를 지었다고 합니다.
할머니에게도 그날이 왔다고 합니다. 군인이 할머닐 들고 124번 방으로 가더니 자신을 침대에 눕히고 꼼짝할 수 없게 묶었다고 합니다.
“겁먹을 거 없다. 좋은 거니까.”
군인 아저씨의 자상함에 할머닌 안심했다고 합니다.
주사의 따가움에 약간 움찔했지만. 곧 기분이 좋아지고 나른해졌다고 합니다.
그러길 몇 번 반복했더니 이젠 주사만 기다렸다고 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습니다. 남자 고양이와 할아버지 고양이의 철장에 다른 고양이들이
오자 ‘환영해! 여길 온 걸 후회하지 않을 거야!’ 할머닌 남자 고양이와 같은 소릴 했다고 말했습니다. 천국에 온 것 같아서 바깥으로 돌아가기 싫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행복도 끝이 왔다고 합니다.
"따따따!”
시끄러운 총소리에 군인들이 다급히 도망치자 할머닌 창백해졌다고 했습니다.
'난 어떻게 되지!’
그러나 ‘akgjdkf!’ 처음 듣는 언어에 벌떡 일어나 ‘살려주세요! 소리쳤다 했습니다.
할머니의 필사적인 소리를 들은 가슴에 별 달린 군인이 철장 문을 열어주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쌩’ 빠르게 밖으로 도망쳤다고 말합니다. 천국을 찾아줄 분은 가슴 한쪽에 빨간 동그라미가 있는 군인 아저씨뿐이라 생각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았고 세상마저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광복되었다! 만세!”
사람들이 소리쳤다고 했습니다.
‘광복! 이제 주인을 만날 수 있는 건가!’
할머닌 옛 주인을 찾으러 살았던 마을로 갔지만, 떠났는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니 가슴에 또다시 절망이 들어왔지요.
사람들은 자신들이 나라를 이끌 수 있다는 희망에 들떠있었지만, 할머니는 상관없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쁨도 잠시 반탁, 신탁으로 더 시끄러워졌고 싸우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죽고 고통받자 할머닌 ‘일본 사람이 있을 때가 좋았다.’, ‘인간은 참으로 알 수 없다. 광복 전에 자유를 찾자며 힘 모았는데 자유로워지자 싸운다.’ 흐느꼈다고 했습니다.
그런 비극도 끝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이웃들의 중재 끝에 3년 만에 휴전했습니다.
‘후!’
“이젠 동물도 사람도 잘살아지겠지!”
희망찬 기대를 했지만, 혼란은 계속되었다 했습니다.
전쟁은 하지 않았지만, 사건 사고로 눈물이 끊이지 않았고 두 명의 지도자의 죽음과 그 외 지도자의 구속은 계속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명도 빠지지 않고요.
그런데도 점점 풍족해졌다 했습니다. 할머닌 광복 전보다 더 시끄러운데도 잘 사는 이유를 지금도 몰라 고개를 흔듭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음식이 남아돌아서 버리는데도 더 많이 가지려고 일을 하는 거랍니다. 많이 먹는 만큼 배설도 많이 해서 별들이 없어졌는데도요.
그렇지만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게 기쁘다고 합니다. 동물에게 옷을 입힌다는 건 상상하지 못한 거라고 했습니다. 그에 따라 할머니도 사람과 살고 싶지만, 언젠가 이별을 한다는 걸 알기에 거리를 떠도는 걸 선택했다고 했습니다.
“이젠, 내가 영원히 사는 이유를 알고 싶지 않다. 처음엔 동료 고양이와 사귀던 연인들이 자신보다 먼저 죽자 슬퍼서 ‘왜 내게!’ 하고 가슴을 쳤으나 되풀이되는 상황에 ‘내 운명이구나.’ 받아들여졌다. 후~. 이젠 다시는 정도 사랑도 주지 않을래.”
그렇지만 고양이에겐 정도 사랑도 줄 거고 그리고 영생을 하게 된 이유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젊은 적 얘기 마지막엔 꼭 하지요.
얘길 끝난 할머니가 밤하늘을 보며 나지막이 말합니다.
“별이 보고 싶어.”
그러며 눈물 흘립니다.
이 눈물이 별이 되길 기도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