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잡초

by 손성일

xx 아파트 정원에 알록달록한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요.

“인간들은 나를 보며 봄을 느낀대!”

개나리가 말하자

“흥! 난 하늘에서 내려온 꽃 이래!”

별꽃이 지지 않아요.

“뭐니 해도 사랑이 아니겠어! 사람들은 사랑 고백할 땐 나를 앞세우지!”

장미의 오만함에 꽃들은 화가 났지만, 반박하지 못해요. 맞는 말이니까요.

장미를 제외한 꽃들은 하늘을 원망해요. 태어날 때부터 축복받은 운명은 있나 봐요.

“저리 가! 못난 게!”

개나리가 잡초에게 화풀이해요.

“왜 내게 그래!”

잡초가 더듬더듬 대꾸했어요.

“넌 꽃 정원에 어울리지 않아!”

개나리가 눈을 흘기자 잡초가 눈물을 흘려요.

“못된 것들! 그만두지 못해!”

할미꽃의 호통에 모두 조용해져요.

“각자 아름다움은 다른 거야. 특별히 아름다운 꽃은 없어. 너도 아름다움이 있어.”

할미꽃은 잡초를 위로해요. 그러나 잡초는 울먹거려요.

잡초의 친구는 할미꽃이에요. 같이 놀고 책도 읽고 시장도 같이 가지만, 친구와 어울리고 싶어요. 그런 잡초가 할미꽃은 가여워요.


잡초는 별을 바라봐요.

‘별님, 왜 저를 못나게 만드셨나요? 미워하나요?’

흐느꼈어요.

“왜 우니?”

나무 그늘에서 쉬는 바람이 물었어요.

잡초가 사연을 말해요.

“저런!”

잡초의 얘기를 듣고 난 바람이 울먹였어요.

“내가 사는 숲에 가지 않을래? 그곳은 평등하단다.”

바람의 말에 잡초는 잠시 머뭇거렸어요. 할미꽃이 생각나서요.

그러나 한 번이라도 친구와 놀고 싶은 잡초는 ‘가겠다고!’ 했어요.

“바람님! 잠깐만요!”

할머니, 갑자기 떠나 죄송해요. 전 바람이 사는 숲에 갈래요. 그곳은 평등해서 친구들과 놀 수 있어요. 그동안 감사해요.

잡초는 나뭇잎에 편지를 쓰고 바람과 함께 숲으로 갔어요.


밤하늘은 고요해요. 잡초는 별의 자장가 들으며 처음으로 달콤한 꿈을 꾸어요. 해님이 재잘거리는 꽃들은 온화하게 보아요.

“잡초야! 우리랑 놀자!”

친구들과 신나게 축구를 하며 방실거려요.

그런 잡초를 바람이 흐뭇하게 봐요.


“어서 일어나!”

바람이 깨우자 잡초는 화들짝 놀라며 일어나요.

“좋은 꿈이라도 꾸었니?”

바람의 물음에 잡초가 고개를 끄덕여요.

“여기에요?”

잡초가 주위를 둘러봐요. 하늘엔 햇살이 온화하게 웃고 아기 구름은 재잘거리며 즐겁게 놀며 하얀 토끼들과 사슴이 풀과 졸졸 흐르는 강물을 나누어 마셨고 알록달록 꽃들과 우람한 나무들은 나른한 낮잠을 잤어요.

“와!”

잡초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에 절로 감탄사와 나왔어요.

‘땡, 땡, 땡’

방울꽃이 바람이 왔다고 알려요.

“바람님! 오셨어요!”

“세상 이야기해 줘요!”

숲 속 가족은 재촉해요.

“소개할 친구가 있다!”

숲은 일제히 잡초에게 집중해요.

“아주 먼 동네에서 온 아기 잡초야! 모두 반갑게 맞아줘!”

바람의 소개에 해맑게 웃으며 반겨주었어요.


잡초가 환영을 받는 시간, 할미꽃은 편지를 보며 아쉬운 눈물을 흘려요.

‘그곳에선 행복해!’

진심으로 바랬어요.


하루하루 즐거웠어요. 그러는 사이 지난 슬펐던 일을 점점 사라졌어요. 그러나 할미꽃은 잊지 않았어요.

‘할머닌 잘 지낼까?’

가고 싶지만, 잘난 꽃들이 싫어 갈 수 없었어요.

“잡초야!”

잡초는 방긋 웃으며 친구들에게 갔어요.

그리 즐겁게 지내는데 낯선 발걸음 소리가 났어요.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바람의 지시에 꽃들은 자기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어요. 꽃이 움직이고 말한다는 걸 들키면 사람은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저벅, 저벅.’

“아야!”

등산화에 밟힌 풀들이 아프다고 해요.

“봄을 보려는 사람이야. 이맘땐 오거든.”

토끼가 말하고 급히 숨어요.

사람들은 숲을 감상했어요.

“어머! 아름답다!”

“너와 같다!”

연인의 간질거리는 행동에 숲이 빨개져요.

사람들이 집으로 가자 바람은 밟혀 상처가 난 풀들을 치료해요.

“힘들고 아팠지.”


아침 해가 떠오르자 숲은 기지개를 켜요. 잡초도 밤 동안 옹크려있던 몸을 한껏 늘려요.

오늘 놀이는 공차기입니다. 데굴데굴, 뻥뻥. 공은 신나게 달려가요.

“뻥!”

방울꽃이 찬 공이 멀리 갔어요.

“내가 가져올게!”

잡초는 친구들에게서 점점 멀어졌어요.

“어디에 있지?”

한참을 두리번거리는 잡초에게 묵직한 소리가 들렸어요.

“여기 있다!”

공은 움푹하고 거친 바위아저씨 옆에 있었어요. 잡초가 주변을 보았어요. 황량하고 조용했어요.

“고마워요!”

잡초는 바위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슬펐지만, 친구에게 가야 해서 돌아갔어요.


별들이 반짝거리는 밤이 되었어요. 친구들은 콜콜 잠을 잤지만, 잡초는 낮에 만난 바위 아저씨에게 갔어요.

“아저씨!”

“잡초가 아니냐!”

“아저씨는 무엇으로 슬픈 눈이 되었어요?”

“별걸 다 묻는구나!”

“들려줘요!”

아저씨는 잡초의 거듭된 부탁에 들려주었어요.

“그랬구나! 흑흑!”

잡초가 펑펑 울어요.

“제가 있는 곳으로 가요!”

“고맙지만, 움직일 수 없어.”


해가 밝았지만, 잡초는 혼자 골똘히 생각해요.

‘세상은 어째서 불공평할까?’

아저씨가 지난날 자신과 같았거든요.

“왜 그래?”

잡초는 민들레의 물음에 얘기했어요.

“바람에게 도움을 청해. 해결해 주실 거야!”

잡초는 바람에게 부탁해요.

“방법이 있는데 그건 네게 엄청난 고통이야!”

“그래도 좋아요!”

“그건 너를 바위에게 주는 거야. 그러면 여름의 따가움도 겨울의 칼바람도 고스란히 받아. 그래도 할래?”

잡초는 잠시 망설였으나, 외로움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기에 하겠다고 했어요.


“이번은 무슨 일이야?”

“제가 아저씨 옷이 되겠어요!”

바람은 거절했어요.

“그래도 하겠어요!”

잡초의 아름다운 마음에 아저씨가 울어요.

사람들이 바위를 발견해요.

“아름답다!”

“이 바위는 하늘의 바위일 거야!”

그날부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바위와 잡초는 행복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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