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준

길 없는 들판의 노래

by 초심자

길 없는 들판의 노래

삶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나침반처럼 한결같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목숨을 걸고 쥐어야 할 밧줄일 것이다. 하지만 기준 없는 삶은 어떤가? 그것은 길 없는 들판을 걷는 것과 같다. 어디든 갈 수 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다. 발길은 흔들리고, 시선은 망설인다. 어쩌면 우리는 그 들판에서 방황하는 존재일지 모른다.


기준이 없다면 인생은 무작정 떠다니는 배와도 같다. 바람에 몸을 맡기며 흘러가다가 가끔은 암초에 부딪히기도 하고,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표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목적지가 없는 여행은 종종 불안과 공허함을 동반하지만, 그 속엔 미처 예상치 못한 풍경들이 숨어 있다. 길 잃은 자만이 만날 수 있는 세계가 있는 법이다.


기준 없는 삶을 흔히 혼란이라고들 말한다. 방향을 잃은 채 떠도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혼란은 단순한 무질서가 아니다. 그것은 무수한 가능성의 집합체다. 정해진 답이 없기에 무엇이든 시도할 수 있고, 실패조차도 스스로의 일부가 된다. 어쩌면 기준 없는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자의 삶일 것이다. 그 질문들은 불완전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 속에서 삶은 비로소 유일무이한 것이 된다.


물론 기준 없는 삶이 늘 낭만적인 것은 아니다. 매 순간이 선택이고, 그 선택의 무게는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다.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 이 무게는 때로는 고독으로, 때로는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모든 선택의 끝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남는다. 그 이야기는 남의 기준을 따라간 삶으로는 결코 쓸 수 없는 것이다.


기준 없는 삶은 곧 "작은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오늘 하루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작은 질문들을 쌓아가며 나만의 길을 그려나간다. 그 길은 완벽하지 않다. 군데군데 끊어지고, 때로는 미완으로 끝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나만의 궤적이다. 길 없는 들판에 새겨진 발자국 하나하나가 나의 증거다.


길이 없다는 것은 곧 모든 방향이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남들이 걸어온 길을 따라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비로소 내가 원하는 길을 상상할 수 있다. 그 상상은 때로는 불안하고, 때로는 낯설다. 하지만 그 낯섦 속에야말로 진짜 내가 있다.


길 없는 들판을 걷는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일이다. 발걸음마다 묻는다.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 그리고 그 대답은 점점 나만의 노래가 된다. 기준 없는 삶은 혼란 속에서 피어난 작은 멜로디다. 그 멜로디는 세상 어느 누구와도 닮지 않은 나만의 노래다.


들판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 끝에 닿았을 때,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길 없는 여정을 두려워하지 않고 걸어왔기에, 우리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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