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30
"선생님.. 아픈데 왜 아프냐고 하시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병가 일기가 퇴직 일기로 바뀌는 순간
결국은 퇴직을 하게 되었다
막상 퇴사를 한다고 하니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퇴사만이 내가 살 길이라고 한다.
당분간은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는 말을 들었을 때엔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내 몸에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동안 나를 너무 몰랐구나라는 죄책감.
다시 돌아가서 일을 할 수 있을 거란 직장 동료와 나의 믿음이 처참히 무너진 좌절감.
6년간 20대를 몸담은 직장에서 이렇게 끝이 난다는
허무함과 씁쓸함이 몰려왔다.
입원한 지 일주일이 되었을 때
회사에서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모든 검사를 해도 원인을 알 수가 없고 통증은 점점 심해지니 그래도 내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10월 11월 12월.. 백신을 맞고
3개월간 점점 심해지는 통증을 진통제로 버텨가며
회사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어떻게든
버티며 일을 했다.
그러다 11월 29일 일을 하다 쓰러져 응급실이 실려갔다
주변에선 다 입원해야 한다고 일이 문제냐 몸이 우선이라고 했지만
나는 어차피 입원을 해봤자 회사에서는
'네가 왜 입원을 해있냐' 입원하는 내내 시달리게 만들 것을 알기에 입원 따위 해봤자 쉬는 게 아니라며 병원을 나갔다.
12월 중순 회복이 되지 않은 몸은 점점 상태가 안 좋아졌고
나는 이 회사에선 병가는 꿈도 꾸지 않았다
(그 순간 내가 더 피곤해지는 것을 알았기에)
그렇기에
"저의 휴가라도 땡겨서 쉬고 싶습니다.." 요청했다
"주임님~ 상황이 그래서 쉬지를 못하겠네요~"
돌아오는 답변이 비아냥처럼 느껴졌다.
하...
그래도 나는 바보처럼 내 몸이 축나는 것을 알면서
하루하루 버텨냈다.
주변에서는 내가 병신 같아 보였을 거다.
12월 31일 결국 나는 입원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입원한 지 일주일도 안돼서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결정을 내리라고 했다.
몸상태가 치료를 더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 그런데 다음날 직장동료가 내가 월요일에 출근한다고 했다는데 맞냐고 연락이 왔다
ㅋㅋ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었다..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뭔가 착오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건 내 경험상 병가도 뭐고 해주지 않겠다는 암묵적 압박이었다.
나는 담당자분께 전화를 했다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그만두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통증으로 인해 일을 하기가 어려운 거니
제 연차든 휴가든 다 사용을 해서라도 어느 정도 일을 할 수 있는 몸상태로 만들어서 일을 하고 싶다고 울면서 말했다.
지금 나에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다고.. 지금 상태로 출근을 하면 동료들에게 더 민폐가 될 것이 눈에 보이기에 병가가 어려우면 제 연차라도 다 써서 치료를 받겠다고 했다.
.... 내가 어떤 상태인지 알면서 어떻게 일을 하고 회사에 피해 주지 않기 위해 버텨온 것을 알면서 일주일 만에 연락이 왔다는 게..
그래, 회사니까 직장이라는 게 그런 거지 이해를 하려고 했지만 너무 슬프고 씁쓸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냈다
그리고 입원한 지 3주쯤 되었을 때
치료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가 없었다.
3개월이 될지 6개월이 될지 그 이상이 될지
사실 치료기간이 중요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기간이 얼마가 됐든 그 긴 시간을 회사는 기다려주지 않을 거란 것을 누구보다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이미 병가와 휴직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서로의 판단과 합의에 의해서 나는 일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결정이 내려졌다.
나의 6년이란 회사생활은 그렇게 끝이 났다.
나는 그런 회사를 다녔다
직원을 부속품도 아닌 소모품 같은 존재로 생각하는 그런 회사를 나는 다녔다..
자꾸 숨고 싶은 요즘
할 수 이따! 할 수 있다!
백신 후유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나
후유증이 아니더라도 마음의 상처로 힘드신 분들..
모두 모두 빨리 좋아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