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만으로 끝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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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심이었다.

이제는 폭력 말고 다른 방법을 써야겠다고.



그동안 고라니와의 전투는

잡초보다 더 질겼고,

며느리밥풀보다 더 얄미웠다.



그리하여,

은하는 명상에 입문했다.



"명상은 자기를 치유하는 거예요.

마음이 잔잔해지면 외부의 자극에도

휘둘리지 않게 되죠.

제3의 눈이 열리면 우주와 연결되고요."



그래.

고라니를 눈빛으로 제압할 수만 있다면.

잔디와 텃밭을 지키기 위해

내가 왜 이토록 잔인해져야 했던가.



은하는 앉았다.

등 뒤로 햇살이 내리쬐고,

이마에는 모기 한 마리가 내려앉았다.



나는 그것조차

'우주의 접속 신호'라 여기며 참았다.

심지어 긍정했다.

"이건 테스트다. 나를 흔드는 고라니의 분신일지도."



한참을 숨만 쉬었다.


숨을 들이마시고...

고라니를 생각하고...


숨을 내쉬며...

고라니를 떠나보냈다.


..근데 자꾸 돌아왔다.

고라니가.



"제3의 눈이 열리면 고라니를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고라니와 텔레파시도 될지 몰라.

내 텃밭은 곧 내 차크라."



나는 그렇게 의식 확장을 시도했다.

허나 확장된 것은

텃밭의 피해 면적뿐이었다.





이번엔 솔라플렉서스다.

말하자면 배에 있는 감정의 창고.



"여기가 막히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기표현이 위축된다고 했어.

고라니 앞에서 말도 못 꺼내는 나..

이거 딱 솔라플렉서스 문제다."



은하는 명치를 문질렀다.

"열려라. 빛나라. 태양처럼!"



명상을 끝내고 나서

텃밭을 가봤다.


진심으로 기운이 맑아졌고,

마음이 가벼워졌고,

... 치커리가 사라졌다.




나는 다시 호스를 들었다.

제3의 눈보다,

워터캐논이 먼저였다.



워터캐논 점검 이상무.

우주보다 중요한 건..

물줄기의 각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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