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경계에서 터치된 운율
“진짜야.
그 시는 내가 쓴 게 아니라,
아이폰이 남긴 유언이야.”
배터리 1%였다.
그건 글쓰기가 아닌 기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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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밝기 감소됨
자동 잠금: 30초
나는 속삭이듯 썼다.
밝기를 낮추고, 심장을 높이고.
‘사랑해’ 대신
‘ㅅㄹㅎ’만 입력했다.
배터리는 모음까지 허락하지 않았다.
그 시는 이렇게 시작됐다.
‘사랑은
잠금화면보다
먼 존재…
얼굴인식으로
풀리지 않는 감정‘
5%에선 철학을 쓰고
3%에선 종교를 쓰며
1%에선 시를 쓴다.
그녀의 시는 항상 1%다.
온전한 충전은 없고,
항상 남은 시간 2분짜리 정서.
그녀의 시집은 없다.
그녀의 시집은 항상
’저장되지 않음‘이었다.
편집자 코멘트
-이 시는 백업이 불가능합니다.
-문장은 있되, 복원이 안 됩니다.
-배터리 잔량이 정서 밀도를 결정합니다.
[1% 시인협회 회칙]
-휴대폰은 20% 이상 충전하지 않는다.
-메모장은 반드시 배경검정, 진심흰색.
-자동저장? 없다. 기억에만 저장.
-시는 방전 직전에 남기는 말이다.
-방전원인은 과충전이 아니라 과감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