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끝나도 독서는 계속된다
시작도 안 했는데 끝난 기분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나처럼 반도 채우지 못한 사람에게는 죽음의 문구다.
1단계: 현실 인지
인간실격
“나는 끝없이 무너졌다.”
나도 무너졌다.
다만 요조는 문장으로 무너졌고,
나는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무너졌다.
2단계: 감정 회고
에쿠니 가오리
”잊는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했다는 것이다.“
아… 다 끝났구나…
읽으면서 슬픈 척, 담담한 척.
근데 이미 울고 있음.
3단계: 철학적 포장
한강
“슬픔을 슬픔이라 부르지 않기로 했다.”
이제 눈물이 아니라 문장이 흐름.
4단계: 재기 발랄 블랙코미디로 분위기 전환시도
말 더럽게 안듣는 사람
“근데 고라니는 왜 코에서 민들레 씨를…?”
어이없어 웃다가 울다가 인생 체념.
5단계: 마지막 위로
미나토 가나에
“어차피 다 끝났잖아.”
잔혹한 위로로 종결.
그리고 다시 에쿠니를 펼쳤다.
끝나면 또 시작이다.
이별도 독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