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는 살이 급격히 오른 이유를
곰곰이 돌이켜 보았다.
그것은 칼로리의 문제가 아니라,
애정의 문제였다.
마을 할머니들이
손에 쥐여준 삶은 옥수수,
고봉밥에 얹어주신 제육볶음,
밥상마다 슬쩍 얹힌 은하 몫의 추가 계란찜.
은하는 처음에는 거절하려 했으나,
거절할수록 할머니들의 사랑은 더 강력해졌다.
손을 뻗으면
또 다른 접시가 나타났고,
눈을 감으면
할머니들의 따뜻한 기운이
허벅지와 뱃살로 스며들었다.
밥상 위의 사랑은 무서웠다.
숨 쉬듯 반찬들이 얹히고,
눈 깜짝할 사이에 살로 변했다.
그 모든 따뜻함은 결국 은하의 몸에
사랑의 지방층으로 쌓였다.
사랑은 가볍지 않다.
사랑은 체중이다.
급격히 10kg이 쪘고,
그건 내 몸의 소음이었다.
타인의 시선, 작은 죄책감들..
모두 기름처럼 내 허벅지에 달라붙었다.
은하는 결심했다.
“한 번에 끝내자.”
그 한방이 단식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