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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Jul 16. 2024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김별아/해냄

  김별아작가의 작품이 실제 기록에 기초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녀가 그리는 어우동의 난봉에 입이 벌어졌다. 왕족에서 노비까지, 문신과 무신, 신분과 지위를 가리지 않은 대범함과 자유함에 놀라 몇 줄 기록을 토대로 대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에서 빌어 온 게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자료를 찾아보니 거의 대부분이 옛 기록에서 확인된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여러 기록들 속에서 그녀의 난봉은 실로 적나라했다. 작품 속 어우동을 둘러싼 사내들의 얼개가 기록 속 실존인물들로 튀어나왔다.


  <조선왕조실록>에 16명의 사내들과 함께 희대미문의 음녀이자 탕녀로 기록된 어우동, 그녀는 정 4품 혜인의 봉작을 받은 외명부의 여인으로 종내는 사약을 받고 왕실의 족보인 <선원록>에서 이름이 지워진 여인이다.


  김별아는 작가의 말에서 '어우동은 사랑받은 적이 없어 사랑할 줄 모르는 한없이 외로운, 상처받은 아이'라고 했다. 그래서 허위와 허영과 허상에 엿을 먹이는 별종의 여인이라 했다. 그녀는 결국 승정원 도승지 김계창에 의해 고발되어 사약을 받고 만다. 그러나 그녀의 미색과 재주를 탐했던 사내들은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 살아남았음을 기록이 보여준다. 뒷맛이 소태를 씹은 듯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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