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가 밥 먹여주냐?
일요일 새벽 5시 30분. 알람이 울린다.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고양이 세수를 한다.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러닝화를 신는다. 아내가 깨지 않게 조용히 현관문을 열고 집 밖을 나간다. 분명 조심했는데 ‘쿵’하고 닫히는 문소리가 꽤 크다. 어쩌면 아내가 깼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았다. 여름이지만 쌀쌀한 바람이 피부를 감싼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달리고 나면 금세 더워질 것이다. 오히려 곧 떠오를 태양이 두렵다.
그날 35km를 달렸다. 달리던 중 해가 떠올랐다. 뜨거운 태양의 심술에 몸은 완전히 퍼졌다. 달리고 나서 한참을 그늘에 앉아 있었다. 내가 많이 힘들어 보였는지, 함께 달린 크루원 한 분께서 말을 건넸다.
“주말 새벽부터 내가 뭐하러 이 고생인가 싶죠? 저도 그래요.”
집에 가서 아내에게 너무 더워 달리기가 힘들었다며 투정했다. 아내는 물었다. 왜 그렇게 달리냐고. 뭐 때문에 사서 고생이냐고. 달리기가 밥 먹여주냐고.
돌이켜보니 내 삶 곳곳엔 달리기가 숨어있었다. 틈틈이 그 순간을 하나하나 모아 글로 남겼다. 너무 느려 슬펐던 소년이 어쩌다 매일같이 달리는 어른이 되었는지, 작심삼일 초등교사가 어떻게 42.195km를 달리게 되었는지, 밥 먹여주지도 않는 달리기를 도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이 책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거북이도 달리면 빨라집니다>에는 달리기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다거나, 부귀영화를 누리게 됐다거나 하는 거창한 스토리는 없다. 잘 달리는 비법이나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도 없다. “그럼 도대체 무슨 책인데?”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읽으면 한 번쯤 달리고 싶어지는 책’.
그런 책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출간 계약을 한 <언젠가 풀코스>의
책 제목은 <거북이도 달리면 빨라집니다>로 결정되었습니다.
현재 예정된 일정은 이렇습니다. (일정은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 예약판매: 11/11~11/24
- 인쇄: 11/18
- 출간: 11/25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