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라고 살고있는 30대 여성 일기
개가 짖는다.
어두운 밤길,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는 소리다.
시골의 밤은 유독 조용하다. 특히 겨울 시골.
시골은 해의 일과와 함께하는 곳이다. 해가 뜨면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해가 지면 당연하다는 듯이 집으로 들어가 하루를 정리한다.
추운 겨울바람이 행여나 들어갈세라 각자 창문도 꼭 닫아놨다.
집에서 간간히 흘러나오던 사람 사는 소리도 겨울엔 들리지 않는다.
그 조용한 시골마을에 개 짖는 소리가 울린다. 개들은 왜 짖는가.
제 집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시골엔 마당이 있어서
다들 강아지 한 마리쯤은 키운다. (우리 집은 안 키운다. 부모님은 나 키우기도 바쁘다고 했다. 참고로 나는 30대다. 부모님 카더라에 따르면 손이 많이 가는 딸이다. 흥.)
개들은 짖을 명분이 필요해 보인다. 마음껏 짖고 싶은데 시골엔 사람이 워낙 없다.
그래서 사람 한 명만 지나가도 열 명이 지나가는 것처럼 짖는다. 아주 멀——리 갈 때까지.
늑대과라서 그런지 한 마리가 짖기 시작하면 모두가 짖는다.
마치 “지금이야. 이 시골은 사람 잘 안 지나가. 지금 안 짖으면 기회 없어.” 하며 연락을 돌리는 것 같다.
시골에서 러닝을 하고 싶다면 각오가 필요하다.
온 동네가 개 짖는 소리로 가득할 각오.
개 짖는 소리는내가 지나가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내 동선이 소리로 표시된다.
생각보다 아~주 민망하다.
도둑들아.
행여나 시골에 뭔가를 털러 올 생각이라면
겨울은 피하렴.